제155화
강아름은 분명 고준서 말에 숨은 뜻을 전혀 몰랐다.
아이는 곧바로 반박했다.
“여기는 아름이 집 아니에요! 아름이 집은 우경 정원이에요!”
고준서는 화내지 않았다. 별빛 같은 눈에 어두운 빛을 띠며 흥미롭게 물었다.
“여기에 남는 게 싫어? 그러면 우리 앞으로 엄마랑 같이 살자.”
안신혜는 분명 강씨 가문에서 강아름을 반드시 데려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고준서는 평소처럼 대담하고 직설적인 행동으로 그 일을 미리 성사시켜 준 셈이었다.
만약 안신혜가 강씨 가문에서 돌아오면 이 꼬마도 남겨 두겠다는 속셈이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셋이 한 가족처럼 보일 테니까.
고준서는 지금 이 꼬마의 ‘아버지’ 노릇을 해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강아름은 눈을 크게 뜨고 힐끔 보았다.
“엄마랑 같이요? 나쁜 사람, 우리 엄마 어디 있는지 알아요?”
고준서는 손을 들어 이마를 받치듯 했고 웃음 띤 얼굴이었다.
이 꼬마의 말투로 보아 분명 자신의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게 분명했다.
자신의 진짜 엄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고준서의 추측대로 강아름은 정말 몰랐다.
강준혁은 아이에게 ‘죽음’의 정의 같은 것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저 엄마가 아주 중요한 일을 해야 해서 떠났고 아빠와 함께 잘 지내길 원한다고만 말했을 뿐이었다.
강아름은 어릴 적부터 엄마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그리워하긴 했지만 엄마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 고준서의 말에 옆에 있던 강민우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혹시 우리 도련님, 말실수한 게 아닐까?’
강민우는 당황해 손으로 입을 가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콜록, 콜록...”
그는 도련님에게 안신혜의 정체를 누설하지 말라고 경고하려 한 것이다.
고준서가 강민우의 제지 같은 걸 못 알아차렸을 리 없다.
하지만 그는 콧방귀를 뀌며 불같이 성내듯 강민우의 작은 움직임을 가로막았다.
“나한테 한소리라도 더 할 거면 바로 나가!”
강민우는 즉시 입을 다물고 순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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