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화
차유나에게서 더는 예전의 기세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눈물과 콧물이 뒤섞인 얼굴로 바닥에 엎드려 끊임없이 목청 터져라 매달렸다.
“차라리 날 죽여! 제발... 나 여기선 못 버티겠어!”
양진성은 그녀 앞에 쭈그려 앉아 혀를 차며 비웃었다.
“나가고 싶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한 줄기 희망이 스치자 차유나는 울음을 뚝 그쳤다. 불안한 눈빛으로 그의 말이 진심인지 가늠하려 애썼다.
며칠간 갇혀 지내며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제 자신을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걸. 강준혁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한, 이곳에서 나간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차씨 가문이 힘을 써줬다면 진작 구해줬을 것이다. 부모 역시 모든 수단을 다 썼겠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강찬호, 그 늙은이는 또 어떤가. 늘 제일 아끼는 손녀라 혀를 내둘렀으나 막상 일이 터지니 아무 쓸모가 없었다.
차유나는 필사적으로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매달렸다.
“뭘 시키든 다 할게. 내가 다 할 수 있어. 제발... 제발 날 내보내 줘.”
양진성은 그녀의 그 능글맞은 표정에 역겨움이 치밀었다. 강찬호가 왜 이런 여자를 강준혁에게 들이밀려 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는 다리에 매달린 그녀를 걷어차며 입을 열었다.
“본가에 가서 그대로 전해. 강씨 가문에 시집갈 일 따윈 없다고. 그리고 열흘 안에 차씨 가문은 해성에서 흔적도 없이 빠져. 단 한 명도 남지 않게.”
앞부분은 그럭저럭 알아들은 듯했지만, 뒷말을 들은 차유나는 멍하니 눈을 크게 떴다.
“해성에서 나가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다. 통째로 해성에서 썩 꺼져. 앞으로 다시는 발도 못 들일 거야.”
“뭐라고? 안 돼! 난 못 나가!”
차유나는 바닥을 짚고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질렀다.
차씨 가문은 모든 인맥과 기업의 뿌리가 해성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해성 제일의 명문가 영애였다.
해성을 떠나는 순간, 그 모든 타이틀이 무너져 내린다. 무엇보다 강준혁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된다.
양진성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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