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화
“너...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안신혜는 순간 그녀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녀의 눈빛에 홀린 듯 잠시 말을 잃은 고준서가 말을 잇지 못했다.
안신혜가 고현서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어 보였다.
하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그는 무엇이든 이루어주고야 말 것이다.
고준서가 안신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입꼬리를 말아 올린 그가 장난스럽고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저 아이를 이곳에 남겨두면 네가 저 애를 보러 자주 와 줄 것 같아서. 어때?”
그 모습은 마치 안신혜의 호감을 얻으려는 대형견 같아 보였다.
그녀가 잠시 머뭇거리며 물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고현서를 네 곁에 두겠다는 뜻이야?”
고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현서는 원래 백인우가 고혜린한테 데려다주려 했던 아이잖아.”
고준서가 태연히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네가 좋다는데 그쪽에서 데려오는 게 무슨 문제야. 고씨 가문엔 이런 애들 차고 넘쳐. 여기서 키워도 별문제는 없지.”
그의 말투는 무심할 정도로 가벼웠다.
작은 물건 하나를 옮기겠다는 이야기처럼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안신혜는 결코 그렇게 간단히 넘길 수 없었다.
그녀의 시선이 다시 창밖으로 향했다.
정원에서 한창 떠들썩하게 뛰어다니고 있는 그 아이에게로.
백인우가 또 무슨 짓을 한 건지, 고현서가 이를 갈며 그를 뒤쫓고 있었다.
귀엽고 잘생긴 얼굴이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아이는 확실히 안신혜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눈 속에 있는 불안과 경계로 가득한 날카로움, 그 모든 부분에서 과거의 자신이 보여 마음이 아팠다.
고준서가 다시 낮게 물었다.
“어때?”
숨을 크게 들이쉰 안신혜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대신 아이한테 잘해줘야 해.”
그 말에 남자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자주 올 거야?”
안신혜가 푸스스 웃었다.
“준서야. 현서가 여기 없더라도 이곳은 내 집이었어. 당연히 돌아올 거야.”
‘그 말은...내가 있는 곳이 네게 집이 된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