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최주원은 냉엄한 표정으로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낮고 거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디다 버렸어?”
“변기에 버렸어요.”
손아윤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병원에서? 아니면 집에서?”
그의 얼굴은 완전히 굳어 있었고 금방이라도 폭풍우가 몰아칠 듯했다.
“병원에서요.”
손아윤은 태연하게 덧붙였다.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잖아요. 다시 맞추면 되죠.”
어차피 그가 그녀에게 몇 개를 주던 그녀는 끼지 않을 것이다.
“윽!”
말이 끝나자 강렬한 질식감이 한순간에 엄습했다.
최주원의 눈은 붉게 충혈되었고 조금 전까지 그녀의 귓불을 어루만지던 손은 이제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힘껏 조르고 있었다.
“손아윤, 다시 한번 묻겠어. 결혼반지 어디에 있어?”
“벼... 병원 변기에 버렸어요!”
손아윤은 끝까지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채, 산소가 부족해 얼굴이 붉어지는 것도 감수했다.
“우리 가족을 죽게 하고, 저를 여기에 가둬 놓고 강제로 골수 기증까지 시키면서 부부처럼 연기하길 바라요? 최주원 씨, 꿈 깨요!”
말이 끝나자 목을 조르는 힘이 갑자기 더 세졌다.
“헉!”
늘 절도를 지키던 남자는 지금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통제력을 잃은 미친 늑대처럼 보였다.
그때 양순자가 음식을 가져다주러 올라왔다가 이 광경을 목격했다.
놀란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떨어뜨리며 최주원을 말렸다.
“대표님, 말로 잘 타일러 주세요. 아가씨한테 그러지 마세요. 심장이 약해서 이런 일 겪으면 안 돼요.”
양순자는 더 다가가려 했지만 남자의 험악한 눈빛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손아윤, 다시 한번 묻겠어. 결혼반지 어디에 있어?”
“버... 버렸어요!”
그 말을 끝으로 손아윤은 그가 손가락을 조이는 대로 내버려둔 채 몸 안의 마지막 산소를 소진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결혼반지... 그 반지 말인가요?”
양순자는 즉시 알아차렸다.
“대표님, 제가 전에 주워서 아가씨 옷방에 넣어 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최주원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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