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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해동 빌리지에 도착한 성시완은 심하윤의 뒤를 따라 미소 지으며 걸었다. 그녀가 화가 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두 사람이 집에 들어서자 성가연은 금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채고 물었다. “오빠, 둘이 싸운 거야?” 성시완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냥 데리러 갔을 뿐인데, 하윤이가 그게 마음에 안 들었나 봐.” “하윤아.” 손수희가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말했다. “시완이는 그냥 네가 걱정돼서 그런 거야.”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 심하윤은 미안한 표정으로 성시완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내가 좀 예민했어. 네가 혹시라도 그 교활한 도강우한테 휘말릴까 봐 걱정됐어.” “도강우?” 성가연이 벌떡 일어나 두 손을 허리에 얹었다. “그 인간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야? 우혁 씨를 이용해서 우리 방심하게 하고 계약서에 사인까지 하게 만들더니, 이젠 또 뭐?” 심하윤은 씁쓸하게 웃었다. “누가 알겠어.” 하지만 그녀는 몹시 지쳐 있었고 더 이상 이야기를 이어갈 마음이 없었다. 성시완은 그런 그녀의 상태를 재빠르게 눈치채고 성가연을 향해 살짝 고개를 저었다. 그만하라는 신호였다. 성가연은 입을 꾹 다물며 조용해졌다. 심하윤이 위층으로 올라가자 성가연은 오빠를 향해 불만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오빠, 진심으로 심하윤 좋아하는 거 맞아? 도강우는 저렇게 적극적인데 오빠는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도강우의 이름이 다시 나오자 성시완의 눈빛이 살짝 날카로워졌다. “너, 도강우에 대해 뭔가 많이 알고 있는 것 같다?” 순간 말실수를 깨달은 성가연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냥 아무 말이나 한 거야. 신경 쓰지 마.” 하지만 성시완은 그녀 앞에 성큼 다가와 그녀의 눈을 깊게 들여다봤다. 그 강한 시선에 눌린 성가연은 결국 손을 들며 항복했다. “알겠어. 우혁 씨가 말했어. 술 좀 마시게 해서 몇 가지 알아냈거든.” “뭐 들었는데?” 성시완이 진지하게 물었다. 겉보기엔 부드러워 보여도 성가연은 오빠가 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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