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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기정훈은 안경을 고쳐 쓰며 도강우에게서 쫓겨날 각오로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대표님, 600억을 주고 에이미의 주얼리를 고작 하루 빌리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도강우는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답할 기색조차 보이지 않자 기정훈은 씁쓸한 표정으로 시선을 거두었다. ‘도대체 임다인이 어떤 존재이기에 이 정도까지 하시는 거지?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었다 해도 지난 몇 년 동안 갚을 만큼 갚았을 텐데, 하루를 위해 600억이라니.” 한편, 해동 빌리지에서는 성가연도 충격에 빠졌다. “600억이라고?” 성가연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도강우가 진짜 미쳤나 봐! 주얼리를 하루 빌리는 데 600억이라니.” 두 사람이 잇따라 자신을 무시하자 성가연은 옆자리에 앉아 있던 손수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수희 아주머니, 도강우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손수희는 조용히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담담하게 대답했다. “돈이 남아도는 것 같은데 그냥 내버려둬. 어차피 그 돈도 다 하윤이가 벌어들이는 거니까.” “그래도...” 그때 성시완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가연아, 그건 도 대표님이 원해서 선택한 일이야.” 그는 무심결에 심하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심하윤은 여전히 멍한 얼굴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네 쪽 변호사가 국내법에 익숙하지 않다면 내가 아는 예전 친구한테 연락해 볼게. 지금 국내 최고 로펌 대표로 있어.” “그럴 필요 없어.” 심하윤은 정신을 가다듬고 잔잔한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었다. “여자를 위해 거금을 쓰겠다는데 굳이 내가 말릴 필요는 없잖아.” 그 말을 들은 성시완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이 모든 게 도강우의 치밀한 계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갔다. 심하윤의 미소에도 어딘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마침 예전에 내가 디자인해 둔 크리스탈 드롭 목걸이를 럭셔리 편집샵에 출시할 예정이었거든. 하루 대여에 600억이라면 어쩔 수 없이 빌려드려야겠네.” 그녀는 매우 곤란한 척하며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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