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화
‘정말 헌신적이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네 상대는 나야.’
도강우는 다시 심하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윤아, 네가 임다인을 싫어하는 거 알아. 내가 이미 붙잡아뒀어. 네가 원하는 만큼 처벌해도 돼. 나랑 같이 갈래?”
“필요 없어.”
심하윤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도강우는 곧장 얼굴을 굳히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무언가 더 말하려던 찰나, 심하윤이 먼저 말을 이었다.
“나랑 임다인 사이에 그렇게 깊은 원한은 없어. 어쩌면 고마워해야 할지도 몰라. 임다인이 아니었으면 난 아직도 너희 같은 사람들한테 속고 있었겠지. 지금의 성공도 없었을 거고.”
도강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입술을 꾹 다문 채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역시 우리 하윤이야. 5년 전 그대로야.’
그녀의 날개를 꺾어 곁에 두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감히 말로 꺼낼 수는 없었다.
도강우가 여전히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자 이번엔 성시완이 나섰다.
“도 대표님, 저랑 하윤이는 지금 가야 할 데가 있어서요. 더 대화를 나누긴 어렵겠네요. 우린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의 말투에는 심하윤과의 은근한 친밀함이 스며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도강우는 즉시 얼굴을 굳히며 차갑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데요?”
심하윤은 도강우를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우리가 어딜 가든 네가 알 바 아니잖아. 알아서 꺼져. 그리고 두 번 다시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말을 마친 그녀는 성시완의 손목을 잡아끌며 자리를 떴다. 오늘은 한의사와의 중요한 약속이 있었고 그 사람은 지각을 무척 싫어했다.
도강우 때문에 그런 일정을 망칠 순 없었다.
‘정말 내가 이렇게까지 싫어진 건가.’
도강우는 씁쓸하게 고개를 숙인 채 아까 심하윤에게 밀쳐진 자기 손목을 바라보았다.
그 자리에 남은 체온이 사라지기 전까지 그는 멍하니 서 있었다.
그때 우여진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녀는 난처한 얼굴로 도강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도 대표님, 시간이 꽤 늦었어요. 대표님이 퇴근하셔야 저희도 퇴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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