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서늘한 기운이 공기를 짓누르듯 내려앉았다.
심유준은 숨을 삼키는 것조차 힘겨웠다.
도강우의 싸늘한 눈빛은 다리를 덜덜 떨리게 할 만큼 차가웠다.
그는 시선을 거두며 낮고 냉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 좀 제대로 설명해봐. 하윤이가 너희 별장에서 겪은 일, 내가 예전에 조사한 거랑은 꽤 다르던데.”
“그건...”
심유준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정작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임다인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오빠가 오늘 언니 본 거에 너무 놀라서... 그냥 흥분해서 말이 헛나온 거야. 난 이미 언니 용서했어.”
“용서...?”
도강우는 의미심장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임다인이 심하윤을 용서했다고?’
하지만 심하윤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용서한 적이 없었다.
‘그때 진짜 피해자가... 과연 임다인이긴 했던 걸까.’
임다인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강우야, 지금은... 네가 언니를 더 아낀다는 거 나도 알아. 괜찮아. 언니한테 가. 두 사람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랄게.”
“가자.”
도강우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차에 올라 자리를 떴다.
행사장 안.
조금 전의 소란에도 심하윤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그녀는 곧장 오늘의 일정에 집중했다.
차 안.
도강우는 연단 위에서 연설 중인 심하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곁에 앉은 임다인은 그가 서서히 입꼬리를 올리는 걸 보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 눈동자 속엔 질투와 증오가 뒤엉켜 있었다.
‘또 심하윤이야? 어떻게 매번 강우의 시선을 끌어가는 거야...’
하지만 이내 임다인은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늘 진짜 놀랐어. 언니가 별누리 재단의 창립자였다니. 난 젊고 유능한 남자라고 들었는데... 그냥 헛소문이었나 봐?”
도강우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건 마치 독사에게 목덜미를 물린 듯한 서늘한 시선이었다.
임다인은 그 눈빛에 식은땀이 맺혀 고개를 숙였다.
“아... 아마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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