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기정훈은 고개를 저으며 자기도 잘 모르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 무심한 몸짓 하나에도 도강우의 표정이 더 어두워지는 걸 눈치챈 그는 황급히 부연했다.
“제이슨 씨가 재단 사무실에서 바로 그쪽으로 간 걸 보면 사모님께서 지시하신 걸 수도 있습니다.”
도강우는 곧장 명령을 내렸다.
“가서 확인해 봐. 그리고 제이슨 씨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해. 제이슨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절대 안 돼.”
그가 더는 화를 내지 않는 걸 보고서야 기정훈은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기정훈은 진짜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철렁했다. 요즘 도강우는 마치 제정신이 아닌 야수 같아서 누가 건드리기라도 하면 언제든 발톱을 드러낼 것만 같았다. 잘못 걸리면 진짜 죽는 수가 있으니 괜히 엮이지 않게 조심하는 게 상책이었다.
더는 할 말이 없자 기정훈은 세 걸음마다 뒤를 돌아보며 조심조심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날 밤.
임다인은 술에 전 채로 숙소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고 몸을 비틀거리면서도 본능적으로 임윤희가 들고 있는 명품 가방에 눈을 반짝였다.
그녀가 임윤희에게 달려들 듯 다가가는 순간 임윤희는 잽싸게 그 가방을 안아 들고 이불 속에 감추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임다인을 바라보았다.
“왜? 뭐 하려고?”
임다인은 얼굴을 굳히고 물었다.
“엄마, 이 가방들 어디서 났어? 돈 없다며?”
“지금은 없어도 앞으로는 생길 거야. 오늘 제이슨이 날 찾아왔는데 이것저것 사 들고 왔더라고!”
말하다가 괜히 흥이 오른 그녀는 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인아, 혹시 제이슨이 나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닐까? 설마 나랑 진짜 뭔가 해볼 생각은...”
“그만해요!”
임다인은 말을 잘라버리며 외쳤다.
“제발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요. 그리고 거울도 좀 보고 살아요. 제이슨이 엄마한테 마음이 있어서 이것들을 준 게 아니라 나 때문에 그런 거예요!”
“너 때문이라고?”
임윤희는 선뜻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고 임다인을 위아래로 스캔하듯 훑어보며 눈을 굴렸다.
예전 같았으면 몰라도 지금 임다인은 머리카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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