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그녀는 다시 심유준의 별장에 있었던 그날로 돌아갔다.
꿈속인데도 모든 게 선명했다.
문이 열리고 도강우가 들어왔을 때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가 자신을 구해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역겨워. 너 같은 여자는 내 아이를 가질 자격이 없어.”
그 말은 가시처럼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그리고 그 아이.
끝내 품지 못한, 너무도 짧았던 인연.
그 아이도 꿈속에 있었다.
심하윤은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떴다.
얼굴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고 계단을 내려오는 발걸음마다 무거움이 배어 있었다.
그녀를 본 성시완은 아무 말 없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건넸다.
“지금은 무리하지 마. 오늘 실험실 일은 내가 맡을게.”
그녀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너도 몇 달 동안 거의 쉬지도 않고 일했잖아. 이제 좀 쉬어. 난 괜찮아. 그냥...”
말끝을 흐리며 시선을 피하는 그녀의 얼굴엔 분명한 불편함이 지나갔다.
도강우.
그 이름만 떠올려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 표정을 본 성시완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그에게 틈을 내주지 않았다.
마치 스스로를 철벽 안에 가둔 사람처럼.
“알겠어. 그래도 점심엔 실험실 들를 거야. 혹시 올 거면 미리 말해. 건강검진도 같이 하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아침을 마친 뒤 재단으로 향했다.
재단에 도착하자마자 우여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여자의 얼굴은 어딘가 낯설었다.
“안녕하세요. 권이솔이라고 합니다.”
부드럽고 상냥한 인상의 여인이 손을 내밀었다.
심하윤은 잠시 망설이다가 악수를 받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을 빠르게 훑었지만 다행히 도강우는 보이지 않았다.
그 사실을 확인하자 긴장이 조금 풀렸다.
권이솔은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혹시 다른 약속 있으신가요?”
“아뇨. 없어요.”
심하윤은 빠르게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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