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도강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기사는 감히 차를 멈출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심하윤은 창문을 내렸다.
“지금 안 세우면 진짜 뛰어내릴 거야.”
그 말에 도강우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고 물건을 보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그녀가 뛰어내리길 기다리는 눈빛이었다.
심하윤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하지만 망설임은 길지 않았고 그녀는 두 손으로 창문틀을 짚고 몸을 움직이려 했다.
그 순간 도강우가 입을 열었다.
“세워.”
그는 답답한 듯 넥타이를 풀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그의 목소리는 냉담했고 눈빛엔 짜증이 가득했다.
“죽고 싶어도 내 차에서 죽진 마.”
그 말이 끝나자마자 차는 매끄럽게 도로 한쪽에 멈췄고 심하윤은 말도 없이 문을 열고 내렸다. 마침 옆으로 지나가던 택시가 있었고 그녀는 곧장 올라타 사라져 버렸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도강우는 반응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
기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이제 댁으로 모실까요, 아니면 회사로 가시겠습니까?”
도강우는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집으로 가.”
심하윤을 따라 묘지에 가기 위해 그는 미친 사람처럼 모든 스케줄을 다 밀어버렸었다. 그런데 정작 그녀는 단 한 순간도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젠장.’
자길 그렇게 오랫동안 망신 주던 여자한테 마음이 흔들리다니, 진짜 제정신이 아니다.
도강우가 저택에 도착했을 때 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우혁과 마주쳤다. 우혁은 그를 보자 벌떡 일어나며 문 쪽을 살폈다.
“어? 하윤 씨는? 알레르기 검사해달라면서?”
도강우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그는 심하윤의 알레르기 원인을 알기 위해 일부러 우혁을 불렀던 거다. 괜히 신경 써 줬더니 돌아오는 건 차가운 반응이었다.
도강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우혁을 노려봤다.
“너 요즘 그렇게 한가해?”
우혁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네가 오라며! 하윤 씨가 알레르기 일으킨 원인을 찾아보라고 해서 내가 바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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