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심하윤은 두 손으로 턱을 괴고 흥미로운 눈빛으로 심지후를 쳐다보며 한마디 던졌다. 그 말은 사람 속을 뒤집을 만큼 얄밉고 당당했다.
“내가 누구냐고? 난 그냥 별누리재단의 설립자이자 실험실 투자자일 뿐인데, 뭐 더 있어?”
“너...”
심지후는 주먹을 꽉 쥐었고 눈빛에 짙은 불쾌감이 드러났다.
“네가 예전 일 때문에 우리한테 감정이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넌 어디까지나 심씨 일가의 사람이야. 우리 가문이 그동안 너한테 어떤 보호막이 돼줬는지 생각 안 해봤어? 도강우가 널 가만히 둘 것 같아?”
“하하...”
심하윤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아름다운 유리알 같은 눈동자엔 조롱이 가득했다. 솔직히 예상은 했지만 설마 심지후가 이 정도로 뻔뻔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비웃듯 말했다.
“도강우가? 걘 당신들이랑 한패 아니었어? 정말 뻔뻔하게 말하네.”
심지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예전이라면 이런 말을 입에 담지도 못했을 심하윤이 이젠 무서울 정도로 거침없었다.
그녀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지금의 심하윤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도 어머니를 닮아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심지후는 잠시 멍해졌고 곧 평정을 되찾았다. 그는 계약서를 꺼내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
심하윤은 한 장만 쓱 보더니 그걸 그대로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러자 심지후는 벌떡 일어섰고 성시완이 즉시 나서서 심하윤 앞으로 막아섰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심 대표님, 지금 뭐 하시려는 겁니까?”
심지후는 성시완을 흘깃 보더니 차갑게 웃었다.
“그쪽 따위가 날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에 담긴 위협을 읽은 심하윤은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침착하게 대응했다.
“시완이는 항암제 외에도 여러 연구를 진행 중이야. 정부 쪽에서 어렵게 초빙한 전문가를 쫓아낼 생각이야?”
그 말에 심지후의 눈빛이 변했다. 무언의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자 그는 천천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야?”
심하윤은 싱긋 웃으며 대답을 대신했다.
심지후는 그녀를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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