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차가 카이로스에 도착했을 때, 비는 더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카이로스는 야외 주차장이었고 차에서 내려 대문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다.
하재호는 우산을 들고 노윤서가 내리길 기다렸다가 두 사람은 함께 걸어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강유진은 떠올리지도 않는 듯했다.
하긴 한 사람이 두 사람에게 동시에 우산을 씌워 줄 수는 없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고 강유진은 이미 하재호의 그런 태도를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강유진은 차에서 내린 뒤 비를 맞으며 달려갔다.
늦가을의 차가운 빗줄기가 온몸을 적셔 금세 몸이 으슬으슬해졌다.
“강 비서님, 잠깐만 기다리세요.”
대문 쪽에서 송하준이 급히 달려오며 소리를 질렀다. 그는 우산을 들고 강유진을 맞이했다.
“여름비하고 달라서 맞으면 감기 걸려요. 특히 여성분들은 더 조심해야 해요. 한기가 몸속으로 들어가면 몸에 얼마나 해로운데요.”
“감사합니다, 송 대표님.”
강유진은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닙니다. 지난번에 강 비서님이 제 아내에게 소개해 준 한의사, 정말 용하더라고요. 약을 두 번 복용했는데 아주 좋아졌어요. 그래서 꼭 감사하다고 전해 달라고 했고 오늘 저녁에 식사도 함께하자고 했어요.”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큰 걸 도운 것도 아닌데.”
웃으며 걸어가는 두 사람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노윤서와 하재호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본 노윤서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하재호에게 물었다.
“강 비서님과 송 대표님, 관계가 좀 특별해 보이네. 그래서 어제 송 대표님이 강 비서님을 꼭 만나고 싶어 했던 건가 봐.”
그 말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챌 수 있는 뉘앙스였다.
하재호의 반응은 노윤서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냉담했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우산을 근처 경비원에게 건넨 뒤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노윤서는 만족스러운 듯 입술에 미소를 띠고 따라 들어갔다.
강유진과 송하준이 회의실로 다가갔을 때, 노윤서는 하재호와 편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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