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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두 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게요.” 강유진은 그렇게 조용히 약속했고 그 뒤로도 둘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강유진은 이현정의 얼굴에 피곤기가 짙게 내려앉은 걸 보고 먼저 상황을 정리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죠. 사모님도 좀 쉬셔야 해요.” 이현정도 더 붙잡지 않고 웃으며 강유진을 배웅했다. 강유진이 방에서 나왔을 때, 복도 한쪽에서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던 성재경과 마주쳤다. 둘 다 표정 하나 풀지 않았다. 서로를 보고도 못 본 척, 눈길조차 오래 두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재수 없네.’ 다만 복도를 빠져나가는 강유진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가벼웠다. 잠시 후, 이현정의 비서가 성재경에게 다가와 상황을 전했다. “사모님께서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으셔서요. 가능하시면 다른 날로 일정을 다시 잡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재경은 물러서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잠깐이라도 뵙고 싶습니다.” 비서는 난처한 얼굴로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 상황을 알렸다. 약 두어 분 뒤, 마침내 성재경은 이현정을 만났다. “성 대표님,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드려야겠네요.” 이현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중보테크 인수합병 건은 이미 마음속으로 맡기고 싶은 사람이 정해져 있어서요. 성 대표님 시간을 더 빼앗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성재경은 순간 얼이 빠졌다. 머릿속으로는 아까 복도에서 본 장면이 번개처럼 스쳤다. ‘아까 문을 나서던 강유진의 발걸음은 정말 가벼웠어... 설마...’ 바로 그때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졌다. 성재경은 눈빛을 가라앉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사모님이 말씀하신 그 사람이 강유진 씨입니까?” 이현정은 굳이 부정하지도 길게 설명하지도 않고 그냥 잠깐 미소를 보였을 뿐이었다. 성재경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떠올랐다. “사모님께서는 아마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그 강유진 씨라는 사람은... 능력이라고 할 만한 것도 별로 없고, 학력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모님께서 정말 그런 사람한테 중보테크를 맡기시겠습니까?” 심하게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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