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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마치 하재호가 방 안을 보지 못하기라도 하듯 서태우는 일부러 옆으로 비켜서서 그가 상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강유진을 비웃었다.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를 줄이야. 평소 형 앞에서는 고고하고 순진한 척 다 하더니 뒤에서는 이렇게 화려하게 놀 줄 누가 알았겠어요? 정말 다시 봤네요.” 그때, 밖에서 노윤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호야, 미안해. 아까 태우한테 방 번호를 잘못 말했어. 혹시 길을 잘못 들까 봐 급하게 따라온 거야.” 순식간에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졌다. 하재호는 원래 노윤서를 찾으러 온 듯했으나 뜻밖에 강유진이 있는 방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서태우가 물었다. “9208호 아니었어?” 노윤서가 대답했다. “아니야. 8926호야.” 9208호와 8926호는 전혀 비슷한 숫자도 아니었고 심지어 같은 층조차 아니었다. 그것마저 제대로 알지 못한 노윤서를 보고 있자니 소위 웨스트 경영대학 경제학 박사 학위가 정말 진짜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어머, 강 비서님.” 노윤서는 마치 강유진을 처음 본 것처럼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곧 그녀가 이미 프라임을 사직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호칭이 부적절하다는 걸 깨달은 듯 말을 고쳤다. “죄송해요. 강 비서님이라고 부르는 게 습관이라... 사직하신 걸 깜빡했네요.” 그녀는 방 안을 두리번거렸다. 분명 강유진의 꼴을 보러 들어온 것이었다. 어쩌면 일부러 방 번호를 잘못 알려 하재호로 하여금 강유진의 ‘모델 지명’ 장면을 직접 목격하게 하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정말 얄미운 짓이었다. “저희가 강유진 씨를 방해한 건가요?” 노윤서는 미안한 듯 말했지만 표정은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하재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강유진과 거리를 두었다. 그의 눈빛은 깊었고 눈동자는 칠흑처럼 어두웠다. 얇은 입술은 일직선으로 굳게 다물렸고 매끈한 턱선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온몸은 극도의 냉기로 감싸여 있었고 방 안의 기압은 뚝 떨어졌다. 그 탓에 서태우조차 더는 강유진을 조롱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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