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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3화

“그러면 대제사장보다 더욱 강한 것이 아닙니까?” 낙청연이 대답했다. “난 저자들과 거래를 했다. 그래서 저들이 내 말을 따르는 것이다.” 그 말에 강여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 낙청연은 옆에 있던 부소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끌어 올렸다. “당신도 날 죽이고 싶었다면 이젠 기회가 없게 됐소.” 부소는 살짝 놀라더니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마음을 먹지 않아서 다행이오.” 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녀는 처음부터 부소가 평범하지 않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그녀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니? “그러면 여기에 온 이유가 무엇이오?” “단지 구경하려고 목숨을 걸고 이 판에 뛰어들었다는 말은 믿지 않을 것이오.” 부소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 “낙 낭자는 진작에 날 의심했나 보오.” “오는 길 내내 내가 손을 쓰길 바라고 있던 것은 아니오?” “그러면 낙 낭자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망한 것은 아니오?” 낙청연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실망했소.” “여기에 온 이유가 대체 무엇이오?” 낙청연은 답이 너무 궁금했다. “당신을 위해서요.” 뜬금없는 얘기에 낙청연은 당황했다. 그녀는 놀란 얼굴로 물었다. “나를 위해서라고?” 부소는 사뭇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구체적인 연유는 이곳에서 나간 뒤 얘기해주겠소.” “나도 잘 고민해 봐야겠소. 어떻게 설명해야 낭자가 받아들일지 말이오.” 낙청연은 웃었다. “가지.” 세 사람은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하늘에서 천둥이 쳤고 낙청연은 걸음을 우뚝 멈췄다. 고개를 들어 보니 어두컴컴한 밤하늘에서 은은한 금빛이 보였다. 천둥소리와 함께 그 금빛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부소 또한 고개를 들어 보았다. “금뢰(金雷)?” “정말 금뢰라는 게 있다니.” 강여는 궁금한 듯 물었다. “금뢰가 무엇입니까?” 부소가 설명했다. “우리 여국인은 예로부터 풍수사가 많아 풍수와 점을 치는 것에 능통했다. 점을 봐서 천기를 너무 많이 누설하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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