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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모두가 아연실색했다. 아수라장이 된 궁침을 바라보니 지붕 위에는 큰 구멍까지 뚫렸다. 이 상황을 초래한 장본인은 여전히 용머리 위에서 장창으로 지붕을 뚫고 있었다. 바로 낙청연이었다! 태상황이 토혈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대신들도 조급해서 왔다 갔다가 하며 사방에서 날리는 먼지를 막아보려 애썼다. 이 태의는 사람들더러 비켜서라고 했다. “모두 물러나시죠. 태상황이 숨이 가빠지고 있소!” 사람들이 비켜서자 이 태의는 태상황을 부축하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태상황! 태상황!” 그러나 태상황은 또다시 맹렬하게 기침하더니 피를 토해냈다. 그는 눈을 감더니 픽하고 쓰러졌다. 이 태의는 놀라서 바닥에 꿇고 앉아 비명을 질렀다. “태상황이 죽었소!” 궁 안의 모든 사람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방금 낙청연이 궁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부진환은 바삐 달려오다가 마침 궁침 밖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다. 부진환은 정신이 흐리멍덩해져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이때, 태후가 초췌한 얼굴을 하고 애가 타서 달려오면서, 금서의 부축을 받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태후마마 조심하시옵소서.” 태후가 매우 분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태상황이 사고라도 난다면 내 반드시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테다!” 문 앞에 서 있던 부진환이 마침 들었다가 속이 뜨끔했다. 낙청연? 낙청연과 관련 있는 일인가? 그는 속으로 낙청연을 되뇌어보다가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갔다. 낙청연은 여태 지붕을 뚫고 있었는데, 지붕 위에 큰 구멍이 뚫리자 원기가 들어오듯 유난히 상쾌했다. 그러나 용은 뚫어도 뚫어도 허물 나지 않았다. 만약 통째로 무너져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많은 사람이 깔려 죽었을 것이다. 부진환은 이 광경을 보고는 매우 놀랐다. 지붕에 서 있는 게 바로 낙청연이라니! 그녀는 거기서 뭘 하는 걸까? 바닥에서는 대신들이 꿇고 앉아 태상황을 봉송하며 줄줄이 울어댔다. “부황......” 부진환은 태상황의 침대에 있는 핏자국을 애통하게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더냐! 태상황께서 왜!” 태후가 달려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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