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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여기서 널 다 벗길 수도 있어.” 엄혜정은 깜짝 놀랐지만 건달 김하준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을 싫어하게 만들지 마.” “걱정하지 마, 밖에 아무리 많은 여자를 둬도, 육성현 부인은 너 하나야. 아무도 못 뺏어가.” 육성현은 악랄하게 웃었다. "당신 마음대로 해요." 엄혜정은 어이없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 “전 아직 할 일이 있어요, 놓아줘요.” “날 모시는 게 네가 할 일이야.” 육성현은 사람을 놓아주지 않고 일할 마음도 없었다. 다만, 테이블 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엄혜정은 핸드폰에서 온 전화의 이름을 보고 말했다. “방해하지 않을게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이 말을 다 하고 그녀는 일어나서 사무실을 떠났다. 육성현은 닫힌 문을 보고 의자에 앉은 채로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리곤 반갑지 않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나 지금 바빠.” “인터넷에서 도는 사진 봤어? 나 정말 화가 나 죽겠어, 누가 찍었는지 프라이버시라는 거 몰라? 변호사를 찾아야 할 것 같아.” “로얄 그룹 변호팀 괜찮은데, 도와줘?” “됐어, 내가 처리할게! 사실 그냥 겁만 줘도 앞으로 함부로 못 찍을 거야.” “그래.” 육성현은 핸드폰을 던졌다. ‘염정은 이 XXX이, 감히 이런 수를 써? 로얄 그룹을 이미 물려받았다면 널 진작에 악어 사료로 썼어!’ 그는 육성현으로서 사는데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그의 기분이랑 감정을 알게 해선 안 되고 예측할 수 없고 짐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되어야 했다. 예전이었다면 그는 인터넷에서 그런 사진을 보자마자 바로 염정은의 머리를 벽에 박았을 것이다! 원유희는 요 며칠 회사에 드나들었다. 그녀는 온종일 별장에 있으면 사람이 미쳐버릴 것 같다고 느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배 속의 아이를 지워야 한다는 것이다. 원유희는 자리에 앉아 심심풀이로 핸드폰을 보다가 우연히 실검을 보게 되었다. ‘육씨 그룹 후계자랑 재벌가 아가씨?’ 사진을 열어보니 과연 그 재벌가 아가씨는 엄혜정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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