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집에서 나오자 고태빈은 완전히 지쳐 있었다.
차 안에서 박해은이 입을 열었다.
“태빈 오빠, 규영 언니가 나율이한테 사과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
“규영 언니는 이제 예전이랑 다르잖아, 쉽게 타협할 것 같진 않은데.”
그 말을 듣자 고태빈은 머리가 아파졌다.
하지만 지금 그는 뼈저리게 지금 서규영이 없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오직 서규영만이 꼴찌 수준의 고나율 성적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었고 또 오직 서규영만이 그의 가정을 잘 돌보며 그가 아무 걱정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줬다.
서규영이 사과하든 말든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동안 받았던 수많은 굴욕조차도 이제 상관없었다.
그는 지금 그저 간절히 서규영이 다시 자기 곁으로 돌아와서 이런 자질구레한 문제들을 대신 해결해 주기를 바랐다.
그는 여전히 믿고 있었다.
서규영이 정말로 마음이 변했을 리 없고 자신을 10년 동안이나 좋아했으니까 지금 그녀가 하는 모든 일들은 단지 복수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는 그녀의 진심을 알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녀가 자신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인지하도록 직접 알아차리게 만들어야 했다.
그때 문득 며칠 전 받았던 청첩장이 떠올랐고 고태빈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다음 날 서규영은 낯선 전화를 한 통 받았다.
고등학교 친구인 소미라였다.
소미라는 학급 학습 위원으로 고등학교 때 서규영과 꽤 친했다.
하지만 졸업 후엔 각자 길을 달리하며 연락이 끊겼다.
소미라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신랑은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책상 짝꿍인 장우현이라고 했다.
서규영은 놀라며 바로 축하 인사를 건넸고 그러자 소미라가 말했다.
“나랑 우현이가 결혼 전에 고등학교 친구들 한번 모여보려고 해. 결혼식 청첩장도 전하고 규영아, 너도 올 수 있지?”
서규영은 잠시 망설였고 그러다 결국 거절했다.
“미안해, 미라야. 요즘 좀 바빠서... 그래도 선물은 꼭 보낼게.”
고등학교 3년 동안은 서규영이 고태빈을 가장 열렬히 좋아하던 시기였다.
그 반의 모든 친구들이 그걸 다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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