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5화
고태빈은 서류를 보며 무심히 대답했다.
“알았어, 저녁에 내가 어머니에게 말할게.”
그런데 저녁에 고태빈이 고나율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고나율은 강력하게 거부했다.
“왜 내가 엄마를 돌봐야 해? 예전에 엄마가 입원했을 때도 서규영이 돌봐줬잖아. 지금은 오빠랑 해은 언니가 이미 결혼도 했으니 당연히 해은 언니가 돌봐야지.”
고태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해은이가 너처럼 한가한 줄 아니? 해은이는 해빈 테크의 기술팀장이야. 게다가 아기도 돌봐야 해. 너 이미 수능 끝났잖아. 종일 뭐 하고 있는 거야?”
고나율은 지난 며칠 동안 확실히 뭔가 하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나도 일이라는 게 있어.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자유를 즐기면 안 돼? 친구들이랑 여행 가려고 준비 중이야.”
고태빈이 크게 화를 냈다.
“고나율, 엄마가 병원에 계신데 여행을 간다고? 잘 들어. 그런 생각 빨리 버려. 꿈 깨.”
수능이라는 단어에 고나율의 성적이 어떻게 나왔는지 아직 묻지 못한 것이 생각난 고태빈은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수능 성적은 어떻게 나왔어? 언제 지원서 쓰는 거야?”
고나율은 수능 성적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흠칫 놀랐지만 어떻게 대답할지 진작 준비하고 있었다.
“오빠, 내 성적은 신경 쓸 필요 없어. 유스쿨이나 켄스쿨은 갈 수 있으니까.”
고태빈은 그 말이 약간 의심스러웠다.
“정말?”
예전에 고나율은 성적이 꽤 괜찮았다. 가끔 학년 전체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다니는 고등학교도 최고의 학교로 매년 유스쿨이나 켄스쿨에 합격하는 사람이 최소 20명 이상이었다.
하지만 서규영이 떠난 이후 고나율은 성적이 심각하게 내려갔다. 수능 며칠 전에는 학교에도 가지 않다가 수능 당일에 시험장에 나타났다.
믿기 어려워하는 고태빈의 모습에 고나율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나 꼭 유스쿨이나 켄스쿨에 갈 거야. 만약 거길 못 가면 나 그냥 시골로 보내.”
고나율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바로 ‘시골에 보낸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본인 입으로 가겠다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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