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그것은 고나율이 암시장에서 비싼 값에 사 온 약 가루였다.
약효는 대략 한 시간 후에 발휘되며 관계를 가진 후에는 모두 체외로 배출되어 병원에 가도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고나율은 박유준이 그 물병을 들고 물을 마시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지금쯤 약효가 발휘될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박유준이 섹시한 사진을 봤을 테니 분명 온몸이 뜨거워질 것이고 그러면 반드시 호텔로 찾아올 것이다.
고나율도 분명 이것이 모든 것을 건 도박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물러설 길이 없었다.
만약 오늘 계획이 실패한다면 차라리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게 나았다.
왜냐하면 수능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현재 수능 점수로는 가장 기본적인 대학 입학 기준선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범한 대학에 들어갈 자격조차 없는 상황이니 유스쿨이나 켄스쿨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고나율은 전문대나 엉터리 대학에는 절대 갈 수 없었다.
오빠가 분명히 말하지 않았던가?
좋은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면 시골로 보내겠다고.
안 그래도 여동생에게 많이 실망한 고태빈이 화가 나면 정말로 그런 일을 할지도 모른다.
대도시의 번화함을 실컷 즐긴 고나율이 어떻게 다시 시골로 돌아가려 하겠는가.
고나율은 죽어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박유준과 잠자리를 가질 것이다.
박유준과 잠자리를 가진 후 그에게 책임을 지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씨 가문의 권력으로 그녀와 박유준을 같은 대학에 보내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이 될 것이다.
게다가 박유준이라는 도도하기 짝이 없는 인간을 언젠가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렇게 해야만 이전의 치욕을 씻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고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일로 박유준이 자신을 싫어하게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감정이라는 것은 서서히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이 박유준의 첫 번째 여자가 된 후 박유준은 그 맛에 중독될지도 모른다.
소설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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