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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붉은 피를 보자 성지용은 마침내 정신이 든 듯했다. 그는 눈앞의 사람을 알아보고 천천히 이성을 되찾았다. 그는 박시형에게 겨눴던 칼과 박시형의 붉게 물든 손바닥을 보며 마침내 손을 놓고는 몸을 돌려 숨을 곳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옷장이 없었다. 그는 식탁 아래로 숨었다. 학대받은 고양이처럼 몸을 떨며 이마를 계속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혔다. 박시형이 다가가더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천천히 성지용을 끌어안았다. 그러더니 성지용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댔다. “지용아, 내가 너와 함께할게. 지옥에 가더라도 언제나 너와 함께할게.” 서규영은 이 순간의 충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성지용이 박시형의 어깨에 기대어 조용해지는 것을 보며 놀랄 따름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털을 다듬은 새끼고양이 같았다. 서규영의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손에 든 아침 식사를 바닥에 쏟았다. 사실 성지용이 자살하며 박시형에게 심장을 기증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서규영은 이 둘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분명 겉보기와는 다른, 죽도록 미워하는 관계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서규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떤 관계이기에 성지용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박시형의 생명을 연장하려 했을까?’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기에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서규영은 모든 것을 이해한 듯했다. 믿을 수 없었던 서규영의 시선은 박시형에게 향했다. 박시형의 시선은 문을 향하고 있었다. 그가 고개를 들기만 하면 서규영의 충격받은 표정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 눈을 내리깔았고 서규영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서규영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몸을 돌려 떠났다. 육연우가 그녀를 따라갔다. 서규영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멍하니 계단 쪽으로 걸어가다가 하마터면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뻔했다. 다행히 육연우가 그녀의 팔을 잡아주었다. 육연우가 말했다. “서규영 씨, 할 말이 있어요.” 육연우는 서규영을 끌고 입원 동 뒤편의 잔디밭으로 갔다. 잔디밭에는 긴 의자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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