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서규영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귓가에 고태빈의 숨결이 닿았다.
고태빈은 여유로우면서도 허스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치마 잘 어울린다. 피부가 더 밝아 보여.”
서규영은 그 순간 얼굴을 붉혔다.
아주 간단한 칭찬이었는데도 고태빈의 눈빛을 보니 플러팅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규영은 그를 잠깐 노려본 뒤 고개를 돌리며 붉어진 얼굴로 다이닝룸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서규영의 부모님이 나왔다.
서규영의 어머니 백연주는 세 사람이 서 있자 부드럽게 말했다.
“다들 서 있지 말고 얼른 앉아.”
고태빈은 서진석이 장유유서를 굉장히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어른이 앉기 전에 먼저 자리에 앉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서진석과 백연주가 앉은 뒤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그런데 박시형이 그 먼저 서규영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자리는 늘 그의 자리였다.
고태빈은 잠깐 흠칫했지만 일부러 자신의 옆에 있던 의자를 멀리 당겨 자리에 앉았다.
식탁은 원형 식탁이었고 네 사람은 붙어 앉아 있었다.
오직 고태빈만이 그들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다.
고태빈은 서규영이 틀림없이 박시형과 자리를 바꿔 앉은 뒤 그에게 가까이 오라고 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서규영은 그가 홀로 멀리 떨어져서 그들과 마주 본 것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데도 가만히 있었다.
그 탓에 그들이 한 가족 같고 고태빈은 손님 같아 보였다.
그 일로 고태빈은 매우 언짢았다.
서규영은 조금 전 그가 잠깐 눈길을 주자 얼굴까지 빨개졌었는데 지금은 그의 상황을 보고도 못 본 척했다.
고태빈은 점점 더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식사를 할 때 박시형은 유명한 차를 주제로 서진석과 대화를 나누었다.
고태빈은 차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기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
서진석의 어머니는 서규영을 매우 걱정했고 그녀와 모녀 간의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로지 고태빈만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외부인처럼 말이다.
식사를 마친 뒤 서진석은 박시형에게 같이 차를 마시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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