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다른 한편, 서규영은 별장을 떠나 조용한 정원으로 향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는 것도, 살아생전에 박시형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어머니의 가장 큰 소망이라는 말도 전부 거짓말이었다.
서규영은 속는 걸 굉장히 싫어했다.
하지만 당시 박시형과 혼인신고를 할 때 서규영도 본인만의 계획이 있었다.
그녀는 델포이 그룹을 이용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업계에서 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이유가 뭐가 됐든 두 사람은 각자 이유가 있어서 혼인신고를 한 것이었다.
그러나 서규영은 왠지 모르게 속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이때 박시형이 그녀를 쫓아왔다.
그는 여전히 주머니 안에 두 손을 넣고 있었다.
정장을 입은 그는 여우 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셔츠의 가장 위쪽 단추 두 개를 풀어 우아하면서도 살짝 섹시했다.
“우리 어머니 예전에 뮤지컬 배우였는데 저런 연기력으로 대체 어떻게 배우가 된 건지 모르겠어.”
서규영은 박시형을 노려봤다.
“그만 노려봐. 그러다 눈 튀어나오겠다.”
“나 왜 속인 거야?”
“왜 속였냐니? 당연히 너랑 빨리 혼인신고 하고 싶어서지. 내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네가 전남편과 다시 결혼할까 봐 걱정됐어.”
너무 솔직해서 서규영은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고 해도 그런 핑계를 대면 안 되지. 게다가 가족들한테까지 연락해서 날 속이려고 해?”
박시형은 노기등등한 서규영의 모습을 보고 그녀에게 다가가더니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여보, 미안해. 화 풀릴 때까지 때려.”
박시형은 말을 마친 뒤 서규영의 손을 자신의 가슴팍으로 가져가서 때리는 시늉을 했고, 서규영은 사양하지 않고 정말로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퍽 쳤다.
박시형은 가슴을 움켜쥐고 말했다.
“진짜 때리는 거야?”
“못 때릴 이유가 없잖아. 어차피 우리는 가짜 부부니까.”
“때려도, 욕해도 괜찮은데 말은 함부로 하지 말아 줘. 우리는 가짜 부부가 아니라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까지 한 진짜 부부니까. 그리고 우리 한 침대에서 자잖아.”
서규영은 그의 입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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