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눈이 가지를 눌러 낮게 드리우더라도 땅에 닿지 않으리. 아침 해가 떠오르면 여전히 하늘과 함께하리라.”
시를 본 순간 방청옥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이 시는 자신이 억울해할 필요가 없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주석호의 웅대한 포부를 보여주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림과 어울리는 이리 훌륭한 시를 쓰다니. 육황자에게 이런 재주가 있었단 말인가?’
넋 놓고 있는 방청옥에게 다가온 방현석도 시를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시가... 설마 육황자 전하가 쓴 것이냐?”
방청옥이 고개를 끄덕이자, 방현석은 충격에 휩싸였다.
‘육황자가 내가 알던 그 쓰레기가 맞는가?’
주석호는 희안궁으로 돌아오자마자 휴식을 취했다.
그 후 3일 동안 그는 예부 관원들의 지도하에 봉왕 대전의 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무황이 주석호에게 작호를 내리는 봉왕 대전 날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옷을 차려입은 주석호가 봉왕 대전이 열리는 대흥전에 도착해 보니 현장은 예부 관원들이 말한 것과 전혀 달랐다.
‘성대하게 진행한다고 하더니 왜 이리 초라하지?’
주석호가 상석에 앉아 있던 무황을 올려다보자, 무황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때, 옆에 있는 태자 주호림이 웃으며 말했다.
“여섯째 아우, 원래는 성대하게 절차를 밟으려 했으나 어제 갑자기 옥주에 중요한 일이 생겨 예부 인력이 부족하게 되었다. 하니 봉왕 대전을 간소하게 치르게 되었다고 아바마마를 탓하지 마라.”
말을 마치고 나서 주호림은 뿌듯한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사실 이는 주호림이 일부러 꾸민 것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주석호를 망신 주기 위해.
주석호는 차가운 표정을 짓더니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
‘나를 망신 주려고 이러나 본데 어림없어.’
주석호는 마음속으로 주호림을 비웃었으나 겉으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중요한 일이 먼저니 저는 대전을 치르지 않아도 상관없사옵니다. 한데 태자 전하께서 중요한 일을 제쳐두고 봉왕 대전에 시간을 낭비하니 제 마음이 편치 않네요.”
현장에 있던 대신들은 놀라움을 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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