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주강현은 김씨 일가를 모조리 끌어내어 압송한 뒤, 병력을 조정해 남양과 맞닿은 국경에 군을 배치하고 곧바로 조정에 상소를 올렸다.
“간덩이가 부었군!”
급보를 받아든 무황의 얼굴은 순식간에 분노로 물들었다.
“여봐라! 청주왕을 불러오너라!”
잠시 후, 청주왕 양만수가 근심 어린 얼굴로 전각 안으로 들어왔다. 황제의 험악한 안색을 본 순간, 그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솟구쳐 올랐다.
“청주왕!”
무황의 준엄한 음성이 천둥처럼 울렸다.
“그대가 북양에 억류된 이래, 짐이 그대를 푸대접한 적이 있던가?”
양만수는 식은땀을 훔치며 고개를 저었다.
“없사옵니다.”
“억류 또한 그대가 도박에 진 결과가 아닌가?”
“그렇사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남양이 감히 소요왕을 암살하려 한단 말이오!”
무황은 장렬히 호통치며, 주강현이 올린 상소문을 그의 발밑에 내던졌다.
양만수는 문서를 주워 읽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고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폐하, 진노를 거두소서! 전 전혀 몰랐던 일이옵니다!”
속으로는 평서왕 양해승을 수십 번이나 저주했다.
‘이 우둔한 자식! 설사 복수를 꾀하려거든 흔적이라도 남기지 말아야지. 이 꼴이 뭐냐! 실패한 데다, 남양의 소행임이 드러나다니, 이건 날 죽이겠다는 거잖아!’
그는 급히 부연했다.
“폐하, 제가 친히 서신을 보내 평서왕을 단념시키겠사옵니다!”
“단념시킨다고?”
무황은 코웃음을 쳤다.
“천만다행히도 내 아들이 총명하여 화를 면했지, 아니었다면 그대들의 계책에 당했을 거요! 이번 일은 반드시 남양에 책임을 물을 것이오.”
양만수는 돌아가는 길에, 마침 전각으로 향하던 주호림과 마주쳤다.
그는 황급히 다가가 고개를 조아렸다.
“태자 전하를 뵙사옵니다.”
“폐하께서 오해로 노여움이 크십니다. 잠시 후 전하께서 부디 좋은 말씀으로 풀어주시길 바라옵니다. 막 사신들에게서 들여온 여인들이 있사온데, 전하께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바치겠사옵니다.”
주호림의 눈빛에 즉각 흥미가 번뜩였다.
“좋습니다. 청주왕, 약조 잊지 마시지요. 전 먼저 들어가 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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