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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임윤슬은 무척이나 창피했다. 사람들은 이혼 후에 화려하게 변신해서 전남편을 후회하게 만든다는데, 정작 자신은 사소한 것 하나 탐내는 모습을 전남편에게 그대로 들키고 말았으니. “엄마, 왜 그래요?” 임유나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엄마가 씻을 테니 너희들은 얼른 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임윤슬은 잠옷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갔다.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임윤슬은 식재료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는 공지한도 이렇게 일찍 일어날 줄은 몰랐다. 그녀가 씻고 방문을 막 열려는 때쯤 안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두 사람은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임윤슬이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 아마 막 잠에서 깬 탓인지 공지한의 목소리는 낮고 굵었다. 임윤슬은 한발 앞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어제 샀던 찹쌀 만두를 꺼내 아침으로 준비하려고 했다. 돌아서려는데 주방 문 앞에 공지한이 서 있는 것이 보여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은 왜 발소리도 안 내는 거지?’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어?” 어제 사 온 물건이 많아 임윤슬이 혼자 처리하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제가 먼저 만둣국을 끓일게요. 당신은 좀 있다 정원에 있는 불고기 그릴에 숯불을 피워 주세요.” “알았어.” 임무를 받은 공지한은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두 사람은 아침으로 만둣국을 한 그릇씩 먹었다. 아침 식사 후 임윤슬은 주방에서 고기구이 재료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공지한은 정원으로 나가 불고기 그릴을 설치하고 숯불을 피웠다. 두 사람의 호흡은 묘하게 잘 맞았다. 공지한은 불을 지핀 후 집에서 의자를 정원으로 옮겨 놓고 주방에 들어가 임윤슬이 준비해 둔 고기구이 재료들을 정원으로 옮겼다. 그리고 아이들을 깨우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가 보니 아이들은 이미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아빠!” 임유나가 공지한을 보며 소리를 질렀다. “너희들 세수했어? 양치는?” “했어요! 오빠가 수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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