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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유재윤은 정말로 잠시 망설였다. 형수님이 해주신 요리를 못 먹은 지 꽤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지한과 함께 돌아온 임무가 공주희를 바에 데려가는 것이고, 다른 형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결국 아쉬운 마음을 누르고 거절했다. “형수님, 오늘 형수님 솜씨를 못 맛보게 돼서 너무 아쉬워요. 저랑 주희, 이따가 세원이 형네 가봐야 해서요.” 임윤슬이 이해한다는 듯 웃으며 유재윤에게 말했다. “그럼 다음에 꼭 와요.” “좋죠!” 유재윤은 당연히 밥 얻어먹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지한은 옆에서 자기 아내가 다른 사람에게 눈웃음을 치는 것을 보고 얼굴을 굳힌 채 불쾌한 기색으로 유재윤을 쫓아냈다. “아직도 안 가고 뭐 해.” 유재윤은 형님의 얼음장 같은 표정을 보고는 서둘러 임유나를 내려놓고 공주희를 끌고 자리를 떴다. 떠나기 전, 두 꼬마에게 다음에 꼭 놀러 오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공주희는 자기 가방을 챙겨 들고 공지한 가족에게 허둥지둥 작별 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끌려 나갔다. 차 안. 공주희는 조수석에 앉았고 유재윤이 그녀의 차를 몰았다. 그녀는 불평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재윤 오빠, 왜 그렇게 서둘러요?” 유재윤이 운전하며 말했다. “지한이 형 표정 안 좋은 거 못 봤어? 우리 둘 눈치 없이 끼어있다고 싫어하잖아. 알아서 빨리 빠져나왔어야지.” 공주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참 생각했다. “그래요? 난 잘 모르겠던데. 오빠는 원래 맨날 그렇게 안면마비처럼 무표정한 얼굴 아니었어요?” 유재윤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안면마비처럼 무표정한 얼굴이라니, 정말이지 딱 들어맞는 표현이었다. “왜 웃어요?” 공주희는 영문을 몰랐다. ‘내가 뭐 잘못 말했나?’ 유재윤이 웃음기를 거두며 말했다. “너, 형더러 안면마비라고 한 거 형이 알면 넌 죽었어.” 공주희가 찔려서 해명했다. “면전에서 말한 것도 아니잖아요. 어쨌든 재윤 오빠도 절대 말하면 안 돼요. 오빠가 알게 되면 무조건 재윤 오빠가 말한 거예요.” “알았어, 알았어. 내가 감히 지한이 형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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