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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임윤슬은 허운재의 행동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그는 방을 나간 지 채 반 시간도 안 돼 다시 문을 두드리더니 숨이 가쁜 얼굴로 들어와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임윤슬의 손을 붙잡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가요. 지금 지한 씨한테 데려다줄게요.” 임윤슬은 제대로 상황을 파악할 틈도 없었다. 눈을 깜빡한 사이, 그녀는 이미 유람선 2층 복도의 한 문 앞에 서 있었다. 임윤슬은 허운재를 멍하니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혹시 지한 씨는 아까 일부러 모르는 척한 건가? 이제야 안전해져서 우리를 불렀고?’ 그런 생각이 스치다가 임윤슬은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한 씨가 기억을 잃은 게 아니라면 누구보다 먼저 나를 찾아왔을 거야.’ 임윤슬은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지금 공지한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오히려 임윤슬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혹시 안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지? 그 금발의 여자가 안에 같이 있다면?’ 임윤슬은 심장이 쿵쿵 울리며 손끝이 떨렸다. 그녀가 망설이는 사이, 허운재는 초조한 표정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러고는 임윤슬의 등을 밀었다. “내가 밖에서 지킬 테니까 얼른 지한 씨한테 물어봐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이게 무슨 말이지? 어떻게 된 상황인지 운재 씨가 이미 파악하고 데려온 줄 알았는데 말이야...’ 임윤슬이 놀라서 말을 잇기도 전에 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순간 몸이 쏠리며 그녀는 그대로 누군가의 품에 부딪쳤다. “아, 아파...” 임윤슬은 이마를 문지르며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눈앞의 사람을 보고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그토록 그리던 얼굴, 공지한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저 미간을 찌푸린 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었군요.” 임윤슬은 이제야 눈앞의 남자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정말 그녀의 남편, 공지한이었다.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눈시울을 붉혔다. 공지한은 눈물을 흘리는 여자를 보더니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아렸다. 분명 처음 보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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