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화
임윤슬은 이불을 다 펴고 세면도구까지 꼼꼼히 챙겨 둔 뒤에야 허운재의 방을 나섰다.
“오빠, 오늘은 일찍 쉬어.”
“그래, 윤슬아. 너도 푹 자. 내일 봐.”
허운재는 입가에서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임윤슬이 방을 나서자마자 그는 대자로 뻗어 침대 위에 누웠다.
“너무 편하다... 윤슬이가 정리해 준 침대라 그런지 너무 폭신하네. 호텔 침대보다도 훨씬 부드럽고.”
강진에서 늘 호텔 생활을 하던 그는 오늘 처음으로 ‘집에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작지만 따뜻하고, 구석구석 은은한 향이 배어 있는 방이었다.
한편 임윤슬이 방으로 돌아오자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한껏 다운된 얼굴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공지한을 발견했다.
그의 표정에는 분명하게 쓰여 있었다. 자기 지금 삐졌으니 어서 와서 달래달라고 말이다.
임윤슬은 피식 웃으며 다가갔다.
“아직 안 잤어요?”
공지한은 대답도 없이 휴대폰만 계속 들여다봤다.
임윤슬은 그저 웃으며 잠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씻고 나와 보니 공지한은 이미 불을 끄고 이불 속에 들어가 있었다.
그녀에게는 침대 옆 스탠드 조명 하나만 남겨뒀다.
“유치하긴.”
임윤슬은 피식 웃으며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 누웠다.
공지한은 등을 돌린 채 누워 있었지만 눈을 감고만 있을 뿐, 잠들지는 않았다.
그녀의 발소리, 이불을 스치는 소리, 스탠드 조명을 끄는 소리까지 모두 귀 끝에 닿았다.
조용한 어둠 속, 서로의 숨결이 또렷하게 부딪혔다.
“지한 씨, 자요?”
대답이 없었다.
임윤슬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가족을 찾게 되었는데 지한 씨는 싫어요?”
임윤슬은 일부러 한껏 서운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이불 안에서 낮게 잠긴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평소라면 이 시간에 불을 끄고 누워 있을 리 없는 남자였다.
남자라는 종족이 가끔 이렇게 유치해지면 아이보다 더 달래주기 어려운 법이었다.
임윤슬은 몸을 돌려 그의 등 뒤에서 팔을 두르고는 부드럽게 기대며 속삭였다.
“지한 씨도 나처럼 기뻐해 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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