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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허운재는 경찰이 된 뒤에도 여동생의 소식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녔다. 어디서 작은 단서라도 보이면 바로 달려갔지만 돌아온 건 늘 허탕뿐이었다. 이번에 강진에서 임윤슬을 만난 것도 거의 기적 같은 우연이었다. 하지만 피는 속일 수 없었다. 처음 임윤슬을 마주한 순간, 그는 그녀가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꼭 닮았다는 걸 한눈에 알아봤다. 그렇게 수년간 포기하지 않고 찾아 헤맨 끝에 결국 온 가족이 다시 만나는 날을 맞게 된 것이었다. “운재야, 가서 윤슬이네가 제대로 찾아왔는지 좀 보고 와.” 박진주는 자리에 앉은 지 몇 분도 안 되었는데 옷매무새를 다듬고 또 다듬다가 결국 못 참고 아들에게 재촉했다. 허운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문을 열고 룸을 나섰다.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임윤슬 가족이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오빠!” 임윤슬이 반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임유승과 임유나도 덩달아 목청 높여 외쳤다. “삼촌!” 그 소리에 룸에 있던 박진주와 허웅정이 벌떡 일어나 문 쪽으로 달려왔다. 순식간에 모두가 문 앞에 모였다. 임윤슬은 문가에 선 두 사람을 본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두 아이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허운재 뒤에 선 어른들을 궁금하다는 듯 바라봤다. 그때 공지한이 앞으로 나서며 임윤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세요. 유승아, 유나야, 인사드려야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시잖아.” 두 아이가 동시에 해맑게 인사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안녕하세요!” 그 한마디에 박진주와 허웅정의 눈가가 순식간에 젖었다. “그래, 잘 왔다.” 박진주는 등을 돌려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그 모습을 본 임윤슬도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저분들이 내 부모님이라니... 오빠의 말처럼 내가 엄마를 쏙 빼닮았네.’ 허운재는 어머니가 울음에 잠길까 걱정돼 서둘러 자리를 정리했다. “자, 다들 들어가죠. 안으로 들어가 앉읍시다.” 임유나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옆에 놓인 선물 상자를 발견하고는 눈이 반짝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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