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2화
“세원 씨, 주희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셨죠? 혹시 누구인지 아세요?”
김시아가 조심스럽게 묻자 지세원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동창 같던데요?”
김시아는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
‘진짜 모르고 있네? 난 운도 참 좋아. 세원 씨랑 주희 씨가 서로 좋아하는데 서로의 마음은 또 모르고 있고. 나한테는 완전 기회잖아?’
“동창이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혹시 주희 씨가...”
“혹시 뭐요?”
지세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니에요. 내려가서 뭐라도 더 먹어요.”
김시아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희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 세원 씨라는 사실을 내가 왜 알려줘야 하는데. 둘이 서로 마음을 확인하면 나한테는 더 기회가 없는 거잖아.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이대로 물러서면 안 되지. 세원 씨가 스스로 알아버리면 어쩔 수 없이 패배를 인정하고 조용히 물러서겠지만 지금은 절대 아니야.’
김시아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지세원은 그 뒤를 따랐다.
‘시아 씨는 왜 아까랑 사람 자체가 달라진 것 같지?’
그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여자 마음은 알 수 없는 거네.’
마당에서는 남은 재료들이 다시 불 위에 올려져 있었다.
지예빈은 지세원이 내려오는 걸 보자마자 삼겹살 꼬치를 들고 다가왔다.
“오빠, 주희는 괜찮아?”
지세원은 꼬치를 건네받았다.
“괜찮아. 그냥 잠들었어. 이따가 너도 잘 때 한 번 확인해 봐. 이불 걷어찼으면 덮어주고.”
지예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 내가 주희를 잘 챙길게. 주희가 술에 취하면 늘 내가 돌봤잖아. 이제는 익숙해.”
지세원의 얼굴빛이 조금 어두워지자 그녀는 다시 말을 고쳤다.
“많이는 아니고 딱 한두 번? 두세 번?”
지세원은 지예빈을 흘겨보더니 그녀가 들고 있던 닭 날개까지 뺏어갔다.
“앞으로 주희 데리고 술 마시러 다니지 마.”
지예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안 그럴게. 앞으로 술자리도 절대 데려가지 않고.”
지세원은 닭 날개를 먹으면서 더 말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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