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3화
공주희는 지예빈과 통화를 끝내고 학생회관 정문 안으로 들어섰다. 밤 시간대라 건물 안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안쪽으로 한참 걸어 들어가도 강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던 찰나, 갑자기 무대 한쪽으로 조명이 강렬하게 쏟아졌다.
조명이 비친 곳에는 커다란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는데 늘 장난기 가득했던 강율이 평소와는 딴판으로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앉아 있었다.
감미로운 전주가 흐르기 시작했다.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이었다.
강율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낮게 깔리는 그의 감성적인 목소리가 홀 안을 가득 채웠다. 학교 여학생들이 이 광경을 봤다면 아마 까무러칠 정도로 비명을 질러댔을 것이다.
공주희는 강율이 노래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는데 피아노 연주 실력까지 상당할 줄은 몰랐다. 솔직히 노래 실력도 꽤 훌륭했고 목소리도 귀를 사로잡을 만큼 달콤했다. 그녀는 멀찍이 선 채 노래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노래를 마친 강율은 어디선가 준비해 둔 장미 꽃다발을 꺼내 들었다. 그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한 걸음씩 공주희를 향해 다가왔다.
공주희는 그가 장미꽃을 들고 다가오는 순간, 뒤늦게 심상치 않은 기류를 감지했다. 그녀는 멍하니 서 있다가 문득 이곳을 벗어나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였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강율이 눈웃음을 살살 지으며 꽃다발을 내밀었다.
“주희 누나, 이거 받아줘요.”
공주희는 꽃을 받지 않았다.
“갑자기 꽃은 왜 주는 거야?”
그녀는 애써 그의 의중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뗐다. 강율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달싹였다.
“제 마음이 이미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했는데.”
공주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시선은 허공을 떠돌 뿐, 끝내 강율의 눈과 마주하지 않았다.
“나... 나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할 말 있으면 다음에 하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도망치려 했다. 강율의 진심은 듣고 싶지 않았다. 그와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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