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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장 교통사고

나는 그 SUV 차량이 배진욱의 차인 걸 알 수 있었다. ‘배진욱이 왜 여기 있는 것일까?’ 그러나 차 보닛이 이미 제대로 망가졌지만 두 차에서 내려오는 사람은 없었다. “시연 씨, 얼른 신고해요!” “경비, 경비는요?” 고급 별장 구역이니 당직 경비원이 있기 마련이다. 배성후의 별장도 이 별장 구역에 있는데 나는 배진욱도 여기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는 재빨리 차 옆에 달려갔다. 운전석 문이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내 힘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열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경비원이 빨리 와 기절한 배진욱을 끌고 나올 수가 있었다. 작은 트럭의 기사는 더 심하게 다친 상태였다. 몸 전체가 피범벅이었고 의식까지 잃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챙길 겨를이 없었기에 얼른 배진욱을 부축하여 관리사무소 직원의차에 탔다. 배진욱이 의식을 잃은 채 내 품에 기댄 게 두 번째이다. 지난번은 날 보호하다가 기억을 잃었다. 나는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보니 배진욱이 날 여러 번 구해줬네.’ “배진욱.” 내가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는데도 배진욱은 여전히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본가로 가던 길이었던 날 미행하던 길이었던 어찌 되었든 배진욱이 또 날 구해주었다. 나는 배진욱을 꼭 끌어안을 수도 없었지만 이대로 죽어버릴까 봐 손을 놓을 수도 없었다. 그때 배진욱의 전화가 울렸다. 서유나였다. 나는 비록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결국 받았다 “진욱 씨, 아직도 날 피하는 거예요?” “배진욱 교통사고 났어요. 지금 소씨 가문 병원으로 가는 길이에요.” 나는 최대한 평온한 목소리로 말하려고 했지만 떨리는 마음은 주체할 수가 없었다. 배진욱은 이미 두 번이나 날 구하려다 사고가 났다. 하여 그의 건강이 어떤 상태인지알 수가 없었다. 내 말을 듣자 서유나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 “또 너야? 강희주 또 너 때문이야.” “넌 정말 재수 없는 여자야. 매번 너 때문에 진욱 씨가 다쳤어!” “만약 진욱 씨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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