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장 미안해
방재욱의 녹화 영상을 다 저장해 두었고 이제 그를 한 방에 끝낼 준비를 마쳤다.
내가 정말 잘못을 저질렀다면야 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지만 그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를 괴롭히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배진욱에게 이 사실을 알릴까 고민했지만 결국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과거 배씨 가문에서 살아남을 정도로 강한 사람이니 이번에도 알아서 잘 해결할 것이다.
저녁을 먹고 조금 졸리기 시작했을 때 병실 밖에서 또다시 말다툼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배진욱이었다.
“난 그저 희주가 보고 싶을 뿐입니다. 그쪽이 무슨 권리로 나를 막습니까?”
“희주는 죄수가 아니에요. 무슨 이유로 희주를 가둬 두는 거냐고요.”
이미 밤이 깊어 VIP 병실에 있는 환자들도 대부분 쉬고 있었다.
이웃 환자 중 일부가 불편해하며 나와서 배진욱을 꾸짖었지만 그는 여전히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나는 결국 침대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나갔다.
“다른 사람들 쉬게 해. 들어와.”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배진욱은 마치 찬물을 맞은 듯 고개를 숙이고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나는 그의 감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곧장 병실로 돌아갔다.
배진욱은 한참 동안 병실 문 앞에서 머뭇거리며 말을 꺼내지 못했다.
사실 나는 그가 왜 왔는지 알고 있었다. 재연 그룹의 프로젝트 문제로 책임을 묻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임은 분명 재연 그룹의 것이지만 그룹 내에서 누가 책임을 질지는 또 다른 문제였다.
작은 프로젝트라면 배진수가 서명한 것도 있으니 그가 책임지는 게 맞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서명된 문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사진 속 서명은 모두 내가 한 것이었다.
“강희주, 괜찮아?”
“당장은 안 죽어.”
나는 천천히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난 이제 잘 거야. 할 말 있으면 해.”
배진욱의 눈빛은 슬퍼 보였고 많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듯했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다시 시간이 흐르고 내가 잠들기 직전에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
“강희주, 재연 그룹이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 주가가 폭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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