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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장 안민혁이 깨어났다

오피스텔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새벽 한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문을 여는 소리에 옆집 이웃이 문을 열며 물었다. “이 집 주인분이신가요? 오랜만에 돌아오셨네요.” 나는 예의상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안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었고 창문을 작게 열어놔서 냄새도 별로 나지 않았다. 창가에는 식물 화분 몇 개가 놓여있었고 누가 봐도 장승희가 갖다 놓은 것이었다. 장승희는 학교 다닐 때부터 꽃이나 식물 키우기를 좋아했었다. 장승희가 틈틈이 와서 집 안 정리를 해주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나는 마음속 한쪽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몇십 평 남짓한 작은 오피스텔, 여기가 내가 국내에서 머무를 수 있는 유일한 처소다. 씻고 침대에 누워서 나는 문득 정말 에덴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는 내 사업도 있고 동료들도 있다. 안소연도 아마 앞으로 계속 에덴국에서 생활할 예정이니 그녀와 같이 일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나는 어느새 가볍게 잠이 들었고 그때 갑자기 코를 찌르는 이상한 냄새가 전해왔다. 검은 연기가 문에서부터 방 안까지 스며들어오고 있었고 복도에서 누군가 소리치고 있었다. “불이 났어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이 집 문이 다 타고 있어요!” “누가 휘발유를 부은 거 아니에요? 어서 신고해요!” “일단 소화기를 가져와요! 이러다 우리 모두 피해 보게 생겼어요!” 오피스텔은 원래 공간이 작고 밀집되어 있어서 지금 문밖에는 이미 사람들이 꽤 모여있는 것 같았다. 그때 누가 이 집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자 반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벽에 여자 한 분이 들어가는 걸 봤어요. 집주인인 것 같아요.” “정말 재수가 없으려니! 전에 여기 여자가 한 명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 또 불이 나다니요!” 나는 다급히 창문을 열고 신고 전화를 걸었다. 내가 너무 다급해서 그런지 아니면 몸이 너무 허약해서 그런지 정신을 차린 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아 나는 다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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