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4장 의사할 자격도 없는 자식
주변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고 있을 때, 이시연은 나를 보호한다고 뒤에 숨겼다.
“누구신데 임상 실험을 하겠다고 그러는 거예요? 인신매매범은 아니죠?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의사 가운을 입으면 의사 행세를 해도 되는 줄 알았어요?”
이시연은 며칠 동안 계속 나를 과잉보호하고 있었다.
옆에서 할아버지와 아줌마들이 구경하고 있길래 유지호는 무표정으로 손을 거뒀다.
나는 그를 이해하지도 못했고, 이시연이 손해 보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괜찮아요. 이만 가요. 의사이긴 한데 제 병을 봐주는 의사는 아니에요.”
내가 이시연을 끌고 나가려고 하자 유지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 사람들이 아직 안 간 걸 알고 있어요?”
발걸음을 멈춘 나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를 뒤돌아보았다.
“정말 한집안 식구나 맞네요. 유씨 가문 사람들은 협박밖에 할 줄 몰라요? 제가 가든 말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시간이 남아돌면 차라리 환자분들이 빨리 나을 수 있게 잘 돌보든가요. 목숨을 구할 때마다 조건부터 따지는 사람이 무슨 의사라고 그러세요. 의사할 자격도 없는 자식!”
유씨 가문이 안민혁의 목숨을 가지고 협박했던 일이 떠올라 나는 화가 치밀어올랐다.
내가 화를 내는데도 그는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죄송한데 전 세계에서 이런 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수천, 수만 명인데 한 사람만 구할 수 없는거잖아요. 그리고 그 당시 저는 국내 상황을 전혀 몰랐고요. 제가 돌아온다고 해도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있었어요.”
“당신 말이 다 맞아요.”
내가 이시연을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는 또다시 내 손을 잡았다.
이시연이 공격하려고 하자 그제야 손을 내려놓았다.
“다른 뜻은 없어요. 지금 자주 미열이 나는 걸 보면 감염되었을 수 있어요. 종합 검사를 해보는 게 좋겠어요. 죄송하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세 번이나 재발해서 살아남은 사람을 못 봤어요. 한 번만 더 재발하면 어떻게 될지 당신도 잘 알 거 아니에요.”
나도 죽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시연도 똑똑하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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