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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수현은 힘껏 고개를 저었다. 은수의 목소리도 미약해진데다 공기 중의 피비린내가 무척 짙었으니 그는 아주 심한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이미 이렇게 됐는데도 그들에게 다치지 않았냐고 묻다니, 이 남자, 미친 거 아니야? "......" 수현이 미처 대답하지 못할 때, 뒤의 먼지 속에서 한 줄기 그림자가 나타나 천천히 다가왔다. 정모는 손에 총 한 자루를 들고 다가와서 상황을 살펴보려 했지만 은수가 수현과 유담을 조심스럽게 품 속에 감싸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이 남자는 분명히 도리스의 마음을 얻었는데, 왜 소중히 여기지 않고 오히려 앞에 있는 이 여자를 감쌀 줄만 아는 것일까? 그로 인해 폐인이 된 여자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이런 다정한 화면은 정모를 무척 역겹게 만들었다. 임정모는 발을 들어 은수를 향해 세게 걷어찼다. 은수는 방비하지 않았고, 알아차렸다 하더라도 그의 부상은 대처하는 동작을 취할 수 없었다. 그의 몸은 마치 파손된 조각상처럼 굴러갔다. "도도한 온은수도 이렇게 낭패한 모습을 보일 줄 몰랐네." 정모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일하게 그와 맞설 수 있는 은수는 이미 중상을 입었고, 이제 한 여자와 아이만 남았으니 그는 충분히 이 시간을 즐겼다. 그들의 목숨을 빼앗기 전에 그는 반드시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모든 수를 다 써서 그들에게 고통을 가져다 주려 했다. 수현은 은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그제야 그의 등 뒤의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았는데, 등에 있던 옷은 이미 완전히 찢어져 흉악한 상처를 드러냈고, 그 상처에는 흙과 먼지가 박혀 있어 눈으로 봐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수현이 걱정하는 표정을 보고 임정모는 오히려 웃었다. 이런 절망적인 모습은 그의 마음을 즐겁게 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그의 상황을 매우 걱정하는 것 같군. 그러나 그렇게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어. 당신도 곧 죽을 테니까. 그때 가면 당신들은 저승에서 죽은 부부로 다시 만날 수 있지. 그럼 이번 생의 사랑도 헛된 감정이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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