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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윤찬의 생각은 비교적 간단했다. 그때 놓친 이상, 지금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으니 연설이 이곳에 남아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 잠시 떨어져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녀도 천천히 내려놓을 수 있을지도. 연설은 고개를 숙였고 눈빛에는 원한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가 우는 이유는 한 편으로는 진심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윤찬이 마음이 약해져 그녀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직접 은수에게 그녀를 국내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하려 하다니. 연설은 자신이 돌아가면 다시 돌아올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미자 쪽도 틀림없이 실망할 것이다. 그럼 그녀는 정말 고립무원으로 되어 아무런 방법도 없을 것이다. "아니, 제발 이 일은 은수 도련님께 말하지 마. 난 그가 날 미워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연설은 얼른 눈물을 닦고 윤찬을 애원하며 바라보았다. "그냥 요 며칠 휴가 내서 나 혼자 마음 좀 진정하면 돼." 윤찬은 이런 상황에서 귀국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리려 했지만, 연설이 이렇게 애원하는 표정을 보고 결국 타협했다. "그럼 내가 가서 도련님에게 네가 보름 정도 휴가 낸다고 말할게. 너도 푹 쉬면서 이 일에 대해 잘 생각해 봐." 말이 끝나자 윤찬은 몸을 돌려 떠났다. 자신이 쫓겨나지 않는다는 것을 안 연설은 한숨을 돌렸지만 이내 끝없는 슬픔을 느꼈다. 왜, 그녀는 단지 자신이 줄곧 사랑해온 남자를 계속 사랑하고 싶을 뿐인데, 왜 모든 사람들은 이를 반대하는 것일까. 그러나 어쨌든 그녀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계획이 실패한 이상 그녀는 더욱 조심해야 했다. ...... 윤찬은 떠난 뒤 바로 은수를 찾아가 연설이 요 며칠 휴가를 내려 한다는 것을 보고했다. 그리고 자신이 들은 그 말에 대해 윤찬은 결국 비밀을 지키기로 했다. 그도 이런 일 때문에 어릴 때부터 줄곧 이어온 그들의 우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쉬려하는 이상, 그렇게 해. 네가 안배하면 돼." 은수도 시원시원하게 바로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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