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진소희는 고준서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
고준서는 그녀 앞에서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싶지 않았으나 입꼬리는 올라가지 않았다.
“진소희, 무슨 뜻이야? 네가 스스로 떠나기로 한 거라고? 이젠 두려워할 필요 없어. 고씨 가문 사람들도 너를 건드리지 못해.”
“고준서, 정신 차려. 다시 한번 말하는데 내 선택이야. 내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고준서도 알고 있었다. 주유린 모자 때문이었고 무엇보다도 진소희를 지키지 못한 어리석은 자신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녀가 실망한 것은 번번이 진소희를 해치던 주유린을 그는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지금의 고준서는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 마음먹었지만 진소희의 마음은 이미 그를 떠난 뒤였다.
고준서는 당황해하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진소희를 바라보았으나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는 팔을 뻗어 진소희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자기 손에 묻은 피를 보고는 망설이며 거두었다.
그는 급히 명품 셔츠로 손을 닦은 후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진소희, 네가 스스로 떠났든 아니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아.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지금부터 잘 살면 돼.”
“손 놔!”
진소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고준서는 분명 주유린을 사랑했고 민승이를 위해 그들의 아이마저 상처를 줄 만큼 주유린 모자를 아꼈었다.
진소희는 고준서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죽고 못 살던 주유린을 어떻게 감옥까지 보내게 된 것인지 그 이유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고준서, 넌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그저 너를 사랑하던 사람이 이제는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지.”
진소희의 담담한 목소리가 고준서의 가슴을 후벼파는 듯했다.
“아니야. 절대 그런 게 아니야.”
고준서는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소희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몸을 돌려 문으로 향했다.
그 순간 고준서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진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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