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5년 뒤,귀국

원아가 다시 A 시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5년 뒤였다. 어린 시절 무자비하게 무시당했던 그녀는 지금은 오로지 자신의 노력으로 미래를 펼쳐나가려 했다. 이른 아침. “원아야, 여기야.”이연은 골목 길에서 나오는 원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더 이상 열여덟 살의 풋풋한 소녀가 아니었다. 원아와 이강은 어제 귀국했다.이연이 마중 나가서 원아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와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이연이네 부모는 원아를 미래의 며느리로 받아들였으며 엄청 이뻐했다. 이튿날 아침 이강은 원아와 함께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려고 했지만 급한 일이 생겨서 함께 갈 수 없었다. “어젯밤에 너랑 오빠랑 나간 뒤 엄마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이연이 조수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는 원아에게 물었다. “무슨 말을 했는데?”원아는 이강의 부모가 자신을 맘에 들어 하지 않을 가봐 걱정했다. “우리 엄마가 그러시는데,너 원아를 좀 봐봐, 얼굴도 이쁘고, 피부도 좋고, 예의도 바른데, 너는 왜 이 모양이야? 차이가 왜 이렇게 크지? 거울 좀 보고 다녀, 집에서 하는 일 없이 밥만 처먹지 말고!”라고 말했다. 이연은 “영국이 그렇게 좋아? 사람을 이렇게 이쁘게 만들수가 있어?”라며 이연의 얼굴을 살짝 꼬집으면서 혀를 내둘렀다. 원아는“먼 소리야, 외국에 나가면 개고생이야,운전이나 똑바로 해”라고 말하면서 이연의 손을 살짝 뿌리쳤다. 둘은 차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8시 40분쯤 T 그룹에 도착했다. “오빠는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늦으면 안 되는데, 듣기로는 대표님이 인정사정 안봐주는 고지식한 분 이시라든데!”이연은 중얼거리면서 오빠에게 문자를 보냈다. 원아는 그녀의 말에 더욱 긴장했다. 그녀는 핸드폰으로 인터넷에서 T 그룹 사장의 상세한 자료를 찾으면서 면접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온통 도움 안 되는 뉴스와 자료들이었다. 문 씨 기업 T 그룹 회장의 이름은 문소남 이었고 올해 29세이며 다른 내용들은 아직까지 언론에서 알려지지 않았으며 사생활에 대한 기사는 더더욱 없었다. 사실 문 씨 그룹은 원아랑 특별한 인연이 있었는데 단지 소녀시절의 환상에만 불과했다. 5년 전, 문 씨 기업의 후계자 계승으로 인해 두 아들이 경쟁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태자로 인정받았던 문예성이 하루아침에 탈락했고 정체불명이었던 문 씨 후손인 문소남이 후계자 자리에 올랐으며 벼랑 끝에 몰린 문씨 기업을 물려받게 되었다. 정체불명인 문 씨 후손이라는 말은 문소남이 문씨 가문의 사생아라는 것이었다. 원아는 휴대전화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 T 그룹 건물은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에 들어서는 순간 두려움을 느꼈다. 회사의 역사를 미리 검색했던 이강은 급히 달려오더니 회사를 보며 한탄했다. 그는 원아한테 잘 보일려고 이번 면접에서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면접실에는 다섯 명의 면접관이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T 그룹의 최고 권력자이자 회장 문소남 이었다. 명문대 졸업생들의 면접이 끝나면 면접관들은 문 회장을 바라보며 회장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막상 회장님의 관심은 어느 순간부터 모니터에 쏠려 어디론가 보고 있었다. “다음 면접자 들어오세요.” 안내 비서가 말했다. cctv 카메라가 밖에 설치되어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의 행동을 면접관들이 모두 볼 수 있었다. 문소남의 시선은 한 여학생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젠 여학생이 아닌 성인이 되었다. 현재 스물세살인 원아는 학생 시절의 풋풋함이 사라지고 몸매도 얼굴도 예쁘장한 매력적인 여성으로 변했다. 문소남은 갑자기 5년 전 그날 밤들이 생각났다. 그녀와 매일 한 침대에서 행복하게 지냈던 나날들이었다. …… “오빠가 곧 올 거야.”면접을 기다리던 원아에게 이연이 말했다. 이연의 말에 원아는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접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기억이 잘못되기라도 한 건지, 핸드폰에 있는 문소 남의 사진이 고등학교 때 농구를 했던 문선배와 너무도 닮았으며 심지어 성씨까지 같았다. 때마침 이강이 위층으로 달려와 원아에게 “늦어서 미안해!”라며 원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면접 아직 시작 안 했어.”원아는 따뜻한 말투로 말했다. 이연은 옆에서 입을 삐죽 내밀며 둘의 대화에 “뭐 하는 거야, 내 앞에서 적당히 해!”라고 말했다. 이강은 웃으면서 말했다.“원아가 나랑 결혼하면 넌 매일 어떡해?” “빨리 결혼해 그럼!”이연은 흥분해서 오빠를 바라보며“어제 부모님은 원아를 매우 이뻐하셨어, 둘이 직장에 출근하게 되면 서둘러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 하던데”라고 말했다. 이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원아를 쳐다보았다. 이에 원아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현재의 생활에 매우 만족했다. 5년 동안, 이강의 세심한 보살핌과 관심으로 과거의 고통과 슬픔에서 겨우 벗어났다 그녀가 받은 상처 땜에 그녀는 의도적으로 이강을 멀리했고 자신에게 접근하는 모든 이성들도 멀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은 원아에 대한 구애와 관심을 계속했으며 심지어 그녀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었다. 원아는 이강이 자신의 암흑했던 과거를 알게 되면 싫어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낯선 남자와 강제로 아이를 낳았다는 것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원아는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이강이 있기에 너무나 행운스러웠다. “다음 면접자, 이강,들어오세요.”라고 안내원이 말했다. “금방 갔다 올게.”이강은 원아의 손을 한 번 만지면서 말했다. “긴장 하지말고,힘내!"원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강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날카로운 시선들이 느껴졌고 그중에는 T 그룹의 회장도 있었다. 문소남은 모니터로 이강과 원아의 행동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면접 과정은 매우 공식적이었고 엄숙하며 전문적이었다. 이강은 면접관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여 면접관들의 맘에 들었다. 문소남의 시선은 다시 한번 모니터로 향했다. 모니터 속 원아는 문쪽을 향해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술을 깨물고 손가락을 만지작 거리면서 이강의 면접 결과에 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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