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5화

“음주 운전은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저보다 더 잘 아실 텐데요?” 추지훈의 목소리는 독기를 띠고 있었다. “지금 나를 협박해?” 최재현은 이를 악물고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그래서 뭐? 최씨 가문이 강성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아무런 기반도 못 다졌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한 적은 없지만, 아무리 뿌리가 깊어도 최재현 씨처럼 함부로 하면 곧 망해요.” 말을 마친 추지훈은 전화를 꺼냈다. 추지훈의 조롱을 알아들은 최재현은 더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술기운을 빌려 주먹을 꽉 쥐었다. “닥쳐!” 그 말과 함께 최재현은 힘차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추지훈을 맞히지는 못하고 헛스윙만 했다. 최재현은 발을 비틀거리면서 거의 넘어질 뻔했지만 누군가 갑자기 최재현의 어깨를 잡아당겨 얼굴이 바닥에 닿는 망신스러운 꼴을 피할 수 있었다. 최재현을 부축한 건 다름 아닌 정서연이었다. 정서연은 언제 내려왔는지 주차 공간에 나타났고 최재현과 추지훈은 모두 깜짝 놀랐다. 최재현이 똑바로 서자 정서연은 손을 놓고 추지훈의 옆으로 다가가 덤덤한 표정으로 최재현을 바라보았다. 그건 분명 최재현과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다. 최재현은 깊은 상실감이 밀려왔으며 추지훈은 오히려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정서연을 뒤로 숨겼다. 추지훈은 최재현의 눈에서 광기에 가까운 감정을 포착했고 아니나 다를까, 최재현은 곧 정서연을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 추지훈은 계속 최재현의 움직임을 주시했지만 최재현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도도하게 한 마디 뱉었다. “정서연, 내가 오늘 여기 오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오래 나를 속이려고 했어?” 비난뿐인 말에 정서연은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뭘 속였다고 그래?” “뭘 속였냐고?” 최재현은 코웃음을 쳤다. “언제부터 여기서 살았고 또 언제부터 딴 남자랑 같이 살았는지 전혀 말해주지 않았잖아?” 최재현은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 최재현의 독기 어린 표정을 보며 정서연은 무의식적으로 최재현에게 해명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서연은 곧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