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화

물끄러미 마주한 추지훈의 깊고 그윽한 눈빛에 정서연은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 “지훈 씨 말이 맞아요. 두려워한다고 그게 현실이 되는 건 아니죠.” 추지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정한 음성으로 그녀에게 다시 한번 힘을 주었다. “연습한 그대로만 하면 돼요. 오늘처럼만 하면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 그의 차분하고 따뜻한 말투가 정서연의 불안과 초조함을 천천히 걷어냈다. 그녀는 길게 심호흡을 하며 긴장했던 어깨를 가만히 내려놓았다. “내가 너무 예민했던 것 같아요. 지훈 씨, 걱정하지 말아요. 절대 실수하지 않을 테니까.” “나는 서연 씨를 믿어요. 그러니까 서연 씨도 자신을 믿어줘요.” 그의 위로 덕분일까, 정서연은 더 이상 수술 성공 여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차분히 연습 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저녁 8시가 넘어 두 사람은 병원을 나섰다. 집으로 향하는 차가 중간쯤 달려왔을 때, 갑자기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엔 추지훈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가볍게 스피커폰 버튼을 누르자 곧이어 다급한 간호사의 목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추 선생님, 빨리 병원으로 돌아와 주셔야겠어요. 민 여사님 상태가 좋지 않으신 것 같은데 계속 선생님을 찾고 계세요.” 정서연과 추지훈 모두 깜짝 놀랐다. 병원을 떠나기 전 분명히 민정희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했었기에 겨우 30분도 지나지 않은 지금 상황이 급변했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았다. 정서연이 다급히 추지훈을 돌아보며 말했다. “빨리 돌아가 봐야겠어요. 오늘 민 여사님께 새로 처방한 약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건 아닐까요?” “알레르기 반응일 가능성은 없어요. 약이나 투여량 모두 내가 직접 확인했으니까요.” 추지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쉽게 차를 돌리지 않고 망설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그러나 정서연은 곧장 간호사에게 답했다. “알겠어요. 저희 바로 돌아갈 테니, 민 여사님 상태 잘 좀 봐주세요.” “네, 제가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