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화
“아니요. 제가 죽으면 선생님과 선생님이 아끼는 것들에게는 아마 나쁜 점만 있고, 좋은 건 하나도 없을 거예요.”
정서연의 말을 들은 라 선생은 생각에 잠긴 듯 한참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뒤에야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호? 나쁜 점이란 뭔가요? 설마 경찰에게 잡히는 건가요?”
그의 말을 들은 정서연은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해외에 있을 때 심리학을 부전공했기에, 사람들이 어떤 의도로 말을 꺼내는지 상당한 확률로 가려낼 수 있었다.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에는 미세한 의심이 숨어 있었고, 그가 내뱉은 말처럼 차분하고 태연하지 않았다.
정서연은 그가 자신을 떠보는 중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그녀도 낮게 웃으며 물었다.
“경찰이 선생님을 주시할 문제뿐일까요? 선생님, 굳이 저를 떠보실 필요 없어요. 저 선생님 일 알고 있어요. 최재현이 저를 믿거든요.”
“그렇게 믿는다면서 왜 이혼 소동을 벌였죠?”
라 선생이 비꼬듯 물었다.
하지만 그의 말투에는 여전히 솔직하지 못한 기색이 비쳤다.
정서연은 그의 의심을 붙잡고 말을 이었다.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최재현이 저를 더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왜 사람을 시켜 저를 납치했을까요?”
“영리하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 같은 때에는 아무리 영리해도 허점투성이에요. 잊지 마세요, 당신은 최재현의 아내일 뿐 아니라 최재현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죠.”
라 선생은 그녀를 바라봤다. 어둠 속에서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이 번뜩였다.
정서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알아요.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공을 들일 이유는 부족해요. 그러니까 선생님도 잘 아시죠. 최재현이 저와 이혼한 건 임시방편, 선생님을 속이기 위한 것뿐이에요.”
원래라면 그녀는 반대로 말하려 했다. 잘못 납치한 거라고, 라 선생이 노려야 하는 사람은 정수아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설령 그가 사람을 잘못 납치했다는 걸 알아도 자신이 살아서 돌아가기는 어려울 듯했다.
라 선생이 잠시 침묵하는 사이, 그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