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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정서연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짧게 말했다. “들어와요.” 이른 아침. 이 시간에 문을 두드릴 사람은 간호사뿐이었다.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의 발소리가 가까워졌고 펜을 쥔 그녀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한 정서연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이야?” 그녀는 귀찮다는 듯 말을 이었다. “정수아의 주치의는 내가 아니야. 나한테 와도 소용없으니 나갈 때 문이나 닫아 줘.” 아직 입도 떼지 못한 최재현은 미간을 찌푸렸고 그 틈에 정수아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그냥 언니가 괜찮은지 보러 온 것뿐이야. 금방 나갈게, 방해 안 할 거야.” 그녀는 아주 자연스럽게 최재현과 자신을 ‘우리’라고 했다. ‘우리’, 참 아이러니한 말이었다. 그러나 정서연은 그 말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시선은 곧장 최재현에게로 향했다. 그는 늘 자신에게 의심이 많다며 정수아와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말을 입이 아프도록 부정해 왔다. 그런데 지금, 이 좁은 진료실 안에 정수아와 함께 서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사실이 이제 이상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자 정서연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최재현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의 표정 변화를 지켜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요즘 당신을 노리는 사람이 많아. 조심해.” 정서연은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걱정해 줘서 고마운데 할 말 다 했으면 나가주지?” “언니, 지금 그게 무슨 태도야?” 정수아가 갑자기 책상 앞으로 성큼 다가와 힘껏 책상을 내리쳤다. 탁! 빨개진 손바닥이 눈에 들어왔지만 정서연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눈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그건...” 정수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뭔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그녀는 최재현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하듯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정수아를 단 한 번도 보지 않았고 시선은 오로지 정서연에게만 머물러 있었다. 그 눈빛엔 희미한 연정이 아른거리자 정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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