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정서연이 진지하게 물었다.
“무슨 말이야? 아이들끼리 싸웠는데 왜 경찰서까지 와.”
말이 끝나자마자 작은 그림자가 달려왔다.
최예준은 정수아 앞을 가로막으면서 커다란 두 눈으로 정서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뭐 하는 거야. 왜 자꾸 이모를 괴롭히냐고.”
눈시울이 붉어진 정수아를 보다가, 정서연의 차가운 얼굴을 본 최예준은 마치 화난 작은 짐승과도 같았다. 뭔가 엄마한테 이를 드러내며 협박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작은 짐승 얼굴에도 상처 자국이 있어서 좀 안쓰러워 보였다.
정서연은 녀석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입을 열기도 전에 최재현이 다가와서 차갑게 말했다.
“오긴 왔네?”
경찰서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정서연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는데 벌써 한바탕 꾸중을 들은 기분이었다.
최예준은 정수아의 품을 파고들면서 그녀에게 의지했다.
최재현은 또 두 사람 앞에 서서 그들을 보호했다.
마치 정서연이 그들의 적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정서연이 담담하게 말했다.
“예준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나도 여기 올 필요 없었어.”
“애 엄마예요?”
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취조실에서 나와 정서연의 앞을 막았다.
“본 적 있어요. 예준이 엄마죠? 당신 아이가 이런 짓을 했는데 도망치려고요?”
정서연은 그제야 고개 돌려 상대 아이의 귀에 두꺼운 붕대가 감겨 있는 것을 보았다.
얼굴도 온통 피투성이라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본능적으로 최예준에게 물었다.
“네가 때렸어?”
최예준 얼굴에 난 작은 상처와 비교하면 그 아이가 입은 상처가 더 심했다.
이때 정수아 품에 안겨있던 최예준이 큰 소리로 말했다.
“다른 엄마들은 자기 아이를 보호하느라 바쁜데 엄마는 왜 나만 탓하고 있어. 엄마 미워.”
녀석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지켜주는 사람이 있겠다 싶어서 보호를 받고 싶어 정수아의 품을 더욱더 파고들었다.
작고 여린 녀석을 멍하니 바라보던 정서연은 평온했던 감정이 갑자기 북받쳐 오르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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