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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백연은 계산을 마치고 설민규를 데리고 핸드폰 매장으로 향했다. 설민규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가장 고가의 최고 사양 모델을 집어 들었다. 새 핸드폰을 들고 손에서 떨어뜨릴 줄 모르는 그의 모습에 백연은 미소를 지었다. “민규야, 또 가지고 싶은 건 없어?” 백연이 이렇게 나와 주는데 설민규가 당연히 몸을 사릴 리 없었다. “백연 누나, 저... 노트북이랑 블루투스 이어폰도 갖고 싶어요.” 설민규는 아주 기대 가득한 얼굴로 백연을 보았다. “그래, 골라!” 백연은 카드를 긁어 설민규가 고른 전자제품을 전부 결제했다. 수천만 원이 순식간에 빠져나갔지만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다만 설민규만 호사를 누리는 걸 본 두 친구의 속은 서서히 시커멓게 타들어 갔고 왜 하필 설민규만 백연의 눈에 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처음 본 사이인데 이렇게 비싼 걸 퍼준다니 너무도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오직 백진우만 알고 있었다. 백연이 이렇게 하는 것은 단지 새 ‘장난감'을 발견했을 뿐이라는 것을. 물건을 다 산 후 백연은 그들을 데리고 밥 먹으러 갔다. 룸을 잡아 상석에 앉은 백연은 흥미로운 얼굴로 속으로 질투를 하고 있을 두 남자를 보며 느긋하게 물었다. “게임 하나 해볼래?” 두 사람은 뜻밖의 기회에 놀라면서도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누나! 어떤 게임인데요?” 아까까지만 해도 백연의 돈 출처를 험담하던 애들이었지만 지금은 누나 소리까지 하며 완전히 태도가 바뀌었다. 백연은 손가락으로 설민규를 천천히 가리켰다. “얘 뺨 한 대 때리면 20만 원 줄게.”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모두가 멍해졌다. 백연이 왜 갑자기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특히 당사자인 설민규는 헤실헤실 웃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못 들었어? 얘 뺨 한 대에 20만 원이라니까.” 백연은 미소를 유지한 채 다시 한번 상냥하게 말했다. 설민규는 당황해 말까지 더듬었다. “무, 무슨... 농담하신 거죠?”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정말로 누군가 설민규의 얼굴을 후려쳤다. 퍽! 묵직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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