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우리 누나가 그쪽을 뭐라고 저장해놓았는지 알아요? 무료 장난감. 근데 딱 그쪽한테 어울리는 별명이에요.”
예의 바르게 막말을 퍼부은 뒤 백진우는 전화를 끊고 최도영의 번호를 바로 차단했다. 그 남자가 조금이라도 체면이 있다면 백연을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남자 하나 겨우 처리하고 나니 그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번졌다.
최도영은 끊겨버린 통화를 보며 말 그대로 분노를 느꼈다. 애송이한테 도발을 당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창문을 열고 손에 든 립스틱을 던져버리려던 그때... 뜨거운 바람이 차 안으로 스며들며 분노로 흐려진 그의 머리가 순간 맑아졌다.
“허, 이 꼬맹이 주제에 일부러 나 자극하는군!”
깊게 패인 매혹적인 눈매가 가늘어졌다. 침대 사진이든, 지금의 전화든 이 재수 없는 녀석은 분명히 둘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었다.
거의 새것 같은 립스틱이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굴러갔다.
‘백연... 네 곁에는 정말 성질 더러운 사냥개가 한 마리 있네.’
최도영의 뼛속 깊이 숨어 있던 문제 일으키고 싶은 본능이 다시 꿈틀거렸고 그는 갑자기 더 휘말리고 싶어졌다.
그는 백연이 곁에 있는 동생이 사실은 야망 가득한 들개라는 걸 깨달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주재현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이 복잡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갈지 보고 싶었다.
그녀는 불장난을 하고 있고 그는 거기에 기름을 붓고 싶었다.
카톡 친구 목록에서 삭제되자 그는 다시 친구 추가 요청을 보냈다.
[이번엔 차단하지 말아요. 백연 씨 립스틱이 내 차에 있으니까요.]
이 한 문장을 남기고 최도영은 핸드폰을 내려놓은 채 조용히 그녀의 승인을 기다렸다.
이 립스틱... 분명 그녀가 일부러 두고 간 것이었다. 심지어 그 순간조차 의심스러웠다. 차 안에서 그 여자는 일부러 취한 척한 게 아닐까 말이다.
...
목욕을 마친 백연은 욕실에서 걸어 나왔고 몸엔 목욕수건만 두른 채 젖은 머리는 타월로 감싸져 있었다. 물방울이 가느다란 목선을 따라 또르르 흘러내렸다.
아마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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