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최도영의 표정이 굳어지고 백연의 말이 유난히도 거슬리게 들렸다.
눈가가 저도 모르게 어느새 붉어지고 있었다.
“내가... 대체 어디가 주재현보다 못한데요?”
백연은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말했다.
“주재현 씨는 돈도 많고 능력도 뛰어나죠. 최도영 씨가 술만 먹고 노는 데 빠져 있을 때 주재현 씨는 이미 회사를 완벽하게 굴리고 있잖아요. 그리고 주재현 씨에게는 어머니가 안 계시죠. 그럼 결혼해서 시어머니에게 어떻게 잘 보일지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그리고 ‘주재현 약혼녀'라는 타이틀이 ‘최도영 약혼녀' 타이틀보다 훨씬 좋잖아요.”
그녀가 말할수록 최도영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았다.
백연의 말에는 야망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바로 주씨 가문의 권력과 지위였다.
그녀에게 주재현의 사랑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백연이 말을 살짝 돌렸다.
“물론 최도영 씨가 완전히 못 한 건 아니에요.”
그 말에 최도영은 묘하게 안도감을 느끼며 기대를 담은 눈빛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어떤 면이?”
백연은 바로 대답해 주었다.
“적어도 지금 주재현 씨의 약혼녀랑 바람피우는 사람은 최도영 씨잖아요. 절친의 약혼녀랑 이러고 있잖아요.”
최도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이를 빠득 갈았다.
“백연 씨는... 정말 대단하네요.”
그는 살면서 지금까지 백연만큼 못된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백연에게는 체면도, 염치도, 도덕도 찾아볼 수 없었고 가장 악질적인 짓을 하면서도 아주 당당했다.
이런 여자라면 당연히 멀리해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더 끌렸다.
“그러는 백연 씨는 지금 뭐 하는 건데요? 주재현이랑 겨우 약혼하게 되었다면서 왜 얌전히 있질 못하고 주재현이 있는 앞에서 주재현 절친을 꼬시는 건데요? 들키면 지금까지 한 짓이 전부 물거품 되는 거 아닌가요?”
대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실 최도영은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자신은 도대체 뭐냐고, 약혼까지 하면서 왜 자신과 이런 짓을 하는 거냐고 말이다.
그녀에게 자신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