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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주재현은 꽉 닫힌 문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당신 동생이 안 보이는데 어디 갔는지 알아요?” 백연의 옷을 입히고 있던 백진우의 동작이 아주 미세하게 멈췄다. 그는 몸을 낮춘 채로 고개만 들어 백연을 올려다봤다. 입가에 걸린 웃음은 엷었지만 눈동자 깊은 곳에는 짙은 장난기가 숨어 있었다. 애초에 그는 고의로 피팅 룸에 들어왔고 바로 지금처럼 백연이 당황하는 얼굴을 보고 싶었다. 그녀가 온갖 수단을 써서 얻어낸 약혼이었고 그 약혼자가 피팅 룸 안에서 그녀와 입양 동생이 몰래 불륜한 걸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백진우는 다시 옷을 입히는 데 집중했다. 새로 갈아입힌 드레스는 몸에 딱 맞는 스타일로 얇은 천이 그녀의 피부를 부드럽게 덮으며 곡선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글쎄요. 나는 계속 여기서 옷만 갈아입고 있었는데 아마 무슨 일 있어서 잠깐 나갔겠죠.” 마지막 단어를 말할 때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아주 미세했고 알아채기 어려운 떨림이었다. 백진우의 손은 그녀의 민감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또는 무의식인 듯 스쳐 갔다. “여보, 나한테 재스민 밀크티 한잔 사다 줄 수 있어요? 바로 맞은편 상가 1층에 있던데. 아까 차 타고 올 때 봤어요. 얼음 많이 당도는 적게요. 부탁해요.” 살짝 투정 섞인 애교는 누구라도 거절하기 어려웠다. 문밖은 한동안 잠잠했고 마침내 주재현의 대답이 들렸다. “알았어요. 더 필요한 건 있어요?” “없어요. 얼른 다녀와요.”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고 문 열고 닫히는 소리까지 확인한 뒤, 백연은 잠시 더 기다렸다가 피팅 룸 문을 열었다. 주재현이 정말 자리를 비운 걸 확인한 후에야 그녀는 백진우를 나오게 했다. 하지만 백진우가 막 피팅 룸에서 나오는 순간 VIP실 문이 다시 열렸다. 문가에 서 있는 사람은 주재현이었다. 잘생긴 얼굴에는 아무 표정이 없었고 그의 목소리에는 온기가 하나도 없었다. “이상하네요. 방금까지만 해도 없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거죠?” 공기가 완전히 가라앉으며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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